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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박원순 제압’ 시나리오, 이재명에도 활용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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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14년 지방선거때 ‘재선반대’

보수단체는 수차례 집회열고

보수언론은 꾸준히 의혹 제기


대한민국어버이연합(어버이연합)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자금을 바탕으로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압박하는 집회를 다수 벌여온 정황(원세훈 재판서 드러난 ‘국정원-보수단체 커넥션’…‘박원순 제압문건’에도 고스란히)이 드러난 가운데, 이재명 성남시장도 자신을 공격한 어버이연합의 ‘배후’에 “국가정보원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년 전 상황을 살펴보면, 어버이연합·보수단체·지역언론이 돌아가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개를 금지했던 녹음파일까지 공개하는 등 박 시장에 대한 공격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 시장에 대한 공격을 전개한 정황이 드러난다.

지방선거 엿새 전인 2014년 5월29일,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 등 어버이연합 회원 등은 이 시장의 선거사무소 앞에서 이 시장이 가족과 막말을 주고받으며 싸우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당시 어버이연합은 서울시청 앞에서 ‘친환경급식 농약 검출’ 규탄 시위를 5월26일부터 일주일 동안 5차례 벌이는 등 박원순 시장에 대한 공격에 집중하던 시기였다. 또 30일엔 최인식 성남시민사회단체협의회(시민협의회) 공동대표 등이 국회 정론관에서 “이 시장이 형을 강제로 입원시키려 했다”고 주장하며 재차 녹음파일을 트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제의 녹음파일은 어버이연합의 기자회견 6개월 전인 2013년 12월30일 한 지역 인터넷매체가 ‘이재명 성남시장의 막말과 언론관’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인터넷에 게재했던 것이다. 당시 중앙선관위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판단해 기사·파일을 삭제조치하고 해당 기자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어버이연합과 보수단체는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공개를 강행한 것이다. 해당 녹음파일은 인터넷으로 유포되며 끊임없이 이 시장을 공격하는 데 사용됐다.

이 시장 쪽은 어버이연합과 보수단체, 인터넷매체의 배후에 국정원이 있다고 강하게 의혹을 제기해오고 있다. 2013년 9월 우익 논객인 변희재씨가 제기한 이 시장의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그해 12월30일 성남시 담당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가 가천대 부총장에게 석사논문을 달라고 요구했다는 정황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2013년 8월부터 2014년까지 성남지역 20여개 보수시민단체가 모인 시민협의회가 주관한 ‘종북척결 성남시민대회’에서는 “시장이 종북세력과 손을 잡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기도 했다.

27일 이 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온갖 나쁜 짓에는 국정원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나라가 나라가 아니다”라고 비판하며 어버이연합과 국정원의 관계에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이승준 이재욱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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