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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한은, 구조조정 신용경색 땐 적극 역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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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금융협의회서 밝혀

구조조정 과정 자금지원 시사한 듯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신용경색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다양한 정책수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당장 9조원가량 증액한 중소기업 지원용 금융중개지원대출을 내달부터 본격 집행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와 정치권이 해운과 조선 등 산업계 구조개편에 본격 나서면서 그 여파로 기업대출이 위축될 우려를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시중은행장들이 참석한 금융협의회를 열고 기업 구조조정에 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순이자마진 축소와 일부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한 기업실적 부진 등으로 은행의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 저하가 우려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 추진되면 은행의 경영 여건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은행들이 ‘옥석 가리기’를 잘해 우량기업까지 자금조달에 애로를 겪는 일이 없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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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은은 새누리당이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며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자금 지원에 조심스런 입장이었다. 따라서 이 총재의 이날 발언은 자금경색 발생 등의 전제 조건이 붙어 있기는 하지만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 자금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의 손실 흡수력이 양호한 데다 구조조정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가시화되지 않은 만큼 내달 금융중개지원대출 실적 추이와 시장 상황부터 지켜봐야 한다”며 “그 뒤에야 추가 대책을 마련할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금융협의회 참석자들은 기업 구조조정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 이 과정에서 은행의 부실채권이 늘어날 수 있으므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 손실흡수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은 측은 전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이 수출과 설비투자, 창업, 고용 증가로 이어지도록 노력한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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