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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구조조정기업 많은 불안한 A급 회사채, 투자자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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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B로 떨어질까 투자자 외면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 최근 회사채 발행에 나선 한솔홀딩스(A-)는 수요예측 결과에 당황했다. 1년 6개월 만기의 단기물임에도 250억원 중 120억원이나 미달해서다. 앞으로 발행일까지 청약과정을 통해 최대한 물량을 소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A급 회사채의 수난시대다. 위에선 AA급 회사채가 누르고, 밑에선 BBB급 회사채에 치이고 있다. 신용등급 변경 가능성과 구조조정 우려가 부담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 A급의 유효경쟁률이 가장 낮았다. AA급은 2.3배였지만 A급은 1.1배였다. BBB급은 1.5배로 집계됐다.

이렇다 보니 A급 회사채의 수요예측에서 미달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A급 회사채 미달률은 1월 14.1%에서 지난달 36.5%까지 증가했다. 이달에는 지난주까지 7.3%를 기록 중이다. AA급 회사채의 미달률은 지난달 11.2%, 이달 1.8%이다.

AA급과 BBB급 회사채에 끼이면서 A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줄었다. 안정성을 택한 투자자는 AA급을, 더욱 높은 이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는 BBB급 회사채를 선택하는 것이다. A급 회사채의 금리는 AA급과 차이는 크지 않지만, 등급 안정성은 전혀 딴판이다.

A급은 등급 변경이 많기로 소문나 있다. 증권사 크레디트 관계자는 "말이 A급이지, 언제든 BBB급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평가손실이 발생해 투자자들이 꺼린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이슈도 변수다. 정부는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과 해운, 건설, 철강, 석유화학 업종이 대표적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조선업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설은 대우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A이다. 에스케이해운과 세아제강, 현대비앤지스틸, 금호석유화학, 대한유화, 효성 등 나머지 업종 대표 기업들도 회사채가 A등급이다.

구조조정 가능성에 회사채 투자자는 '일단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하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구조조정 관련 산업에는 회사채 A급 기업이 많이 포함돼 있다"며 "AA급 회사채와 비교하면 A급 회사채의 불확실성이 커 양극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급 회사채 발행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회사채의 순상환 물량은 늘어났다. 올해 회사채 만기도래 예정액은 41조원으로 지난해(47조원)보다 6조원가량 줄었다. 이달부터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A급 회사채 만기는 약 4조6000억원이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A급 회사채의 유동성 리스크가 높아지고, 그 결과 A급 회사채 투자심리가 다시 저하되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회사채 안정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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