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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신차 내고 갈길 먼데"…르노코리아, 남성 혐오 논란 확산에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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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영상에 극단 페미 진영 '손가락 표식' 등장 의혹 확산
2030 남성 등돌릴까 '노심초사'…사과문 게재·사실관계 조사 진행


더팩트

르노코리아가 2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부산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D세그먼트(준중형~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신차 '그랑 콜레오스'(Grand Koleos)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부산= 장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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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태환 기자] 르노코리아가 4년 만에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를 공개하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는 가운데 '남자 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공식 영상에서 남성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손가락 표식'이 나왔다는 논란이 확산되면서, 잠재 소비층인 2030 남성들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남성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27일 르노코리아의 사내 홍보채널 '르노 인사이드'에 게재된 르노 그랑 콜레오스 홍보영상에 출연한 여성 직원이 남성혐오 손가락 표식이 수 차례 연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표식은 엄지와 검지로 물건을 잡는 '집게 손' 동작을 한 것으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극단적인 페미니즘 진영에서 남성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표식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 남성의 작은 성기 크기를 손 모양으로 표시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논란 당사자인 출연자 A씨는 회사 유튜브 채널에 해명문을 올려 "특정 손 모양이 문제가 되는 혐오의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정작 제가 제작한 영상에서 표현한 손 모양이 그런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주의 깊게 행동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해명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르노코리아는 자사 유튜브 채널의 모든 영상을 비공개하고 회사 명의로 사과문을 올렸다.

르노코리아는 "이번 사안 당사자에 대한 조사위원회는 인사, 법무 등 내부 구성원은 물론 필요시 외부 전문가도 포함해 객관적이고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예정이며, 조사 결과에 합당한 적절한 후속 조치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조사위원회의 결과 도출 전까지 당사자에 대해서는 직무수행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고 했다.

르노코리아는 "이번 사안을 매우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여러 우려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진심을 다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이번 사건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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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코리아 공식 영상에서 일부 극단적 페미니즘 커뮤니티가 사용하는 '손가락 표식'이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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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에서는 내수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르노코리아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는 반응이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2022년 내수(5만2621대)와 수출(11만7020대)을 합쳐 16만9641대의 판매고를 올렸으나, 지난해에는 내수 2만2048대, 수출 8만2228대로 전년 대비 38.5% 줄어든 10만4276대를 팔았다. 올해도 지난 5월까지 내수 9172대, 수출 2만3959대를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판매량이 42.4% 감소했다.

특히, 르노코리아는 올해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해 엠블럼 교체, 영업부서 확충, 신차 출시 등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28일 개최된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4년 만에 신차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를 공개했다. 2020년 출시된 'XM3 하이브리드' 이후 첫 신차로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받아왔던 차량이다. 특히, 큰 차를 선호하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중형 하이브리드 SUV를 선보인다는 점에서 판매고를 끌어올릴 기대주로 주목 받았다.

이와 더불어 지난 4월에는 한국 시장 진출 24년 만에 엠블럼을 다이아몬드 형태의 '로장주(losange)'로 교체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2000년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뒤, 국내 인지도를 고려해 삼성차가 쓰던 '태풍의 눈' 모양 엠블럼을 사용해왔다.

로장주 엠블럼은 프랑스 완성차 브랜드 르노의 글로벌 공식 엠블럼으로, 내수시장에서도 삼성차의 그늘에서 벗어나 글로벌 자동차 그룹으로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르노 측은 설명했다. 이와 발맞춰, 영업 인력도 올해 9월까지 1100여명 확충하고, 내부 영업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 소비층인 남성을 혐오한다는 프레임이 씌워지면 내수 판매 본격화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소비층이 남성 위주인데 '남성 혐오' 논란이 발생했다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면서 "르노코리아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고, 신차 역시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할만큼 상품성이 좋은 만큼, 차량 외적으로 문제가 커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극단적 사례가 차량 판매 매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남성과 여성을 향한 혐오 논란은 2030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나며 자동차 주소비층인 기성세대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면서 "일부가 표방하는 트렌드가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지만, 다른 세대(기성 세대)로의 확산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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