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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뉴스톡] 삼성그룹이 호암아트홀까지 판다고?…사업 구조조정 관련 꼬리 무는 매각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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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이른 아침부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과 삼성생명 홍보실은 한바탕 소동을 겪었습니다. 한 언론사가 ‘삼성그룹 호암아트홀 매각’이란 기사를 내보냈기 때문입니다. 호암아트홀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측은 “단 한 번도 검토한 바 없다. 사실무근이다. 왜 이런 기사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강력하게 부인했습니다.

호암아트홀은 삼성에 단순한 ‘부동산’이 아닙니다. 창업주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의 호를 딴 데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선대회장을 기리며 학술, 예술 분야에 공헌한 인사들을 선정해 축하하는 ‘호암상’의 시상식도 1996년 이후 매년 이곳에서 열립니다. 삼성에는 정신적인 지주 같은 상징성을 갖고 있는 곳이죠.

그런데도 매각설이 불거진 것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삼성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새로운 경영 철학과 스타일이 한몫을 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잘할 수 있는 사업, 경쟁력 있는 분야에 집중하자”는 실용주의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동종 업계 1위’를 내세우면서 선단식 경영을 펼친 것과 대비됩니다.

앞서 이뤄진 삼성생명 태평로 본사 사옥 매각이나 삼성전자 본사를 수원으로 이전한 것도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사옥을 팔 수도, 본사를 이전할 수도 있다는 ‘이재용식 경영’의 한 모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호암아트홀 빌딩의 다른 부분은 현재 모 종편 방송사의 공개홀로 쓰이는 등 삼성의 활용도는 높지 않다고 합니다.

화학 계열사를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에 팔고, 제일기획 매각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 때문에 삼성 일각에서는 금융 계열사에 대한 추가 매각설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스포츠단 매각설에다 카메라, 프린터 같은 삼성전자 비핵심 사업부 매각설도 나옵니다. 모두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져 있는 사업부들입니다.

삼성에 정통한 한 교수는 “이건희 회장은 취임하고 얼마 안 돼 삼성 로고를 바꾸었다.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 부회장도 상징적인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재용 시대’의 본격 개막이 다가올수록 매각설은 끊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이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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