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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레이더P] "총선대오로 헤쳐모여" 전직 경찰청장들 출마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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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판 대구달서을서 윤재옥에 도전
최기문·이만희 경북영천서 공천경쟁
김석기·정해룡·이철규·서천호 등 출마


20대 총선이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전직 경찰청장들의 출사표가 쏟아지고 있어 관심을 끈다. 그동안 법조인 출신 국회의원은 다수 있었어도 경찰 출신 인사는 드물었다. 현직 국회의원 중 경찰 출신은 이완구 새누리당 의원과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 2명뿐이다.

전직 경찰청장들이 가장 많이 뛰어드는 지역은 단연 TK다. 이곳 태생이거나 고등학교 출신이라면 경찰 고위직을 경험함으로써 연마한 치안·행정 능력에 '박심'을 가미해 지역 민심을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분석된다.

대표적 인사가 '국가정보원 여직원 댓글 사건' 당시 서울경찰청장을 지냈던 김용판 전 청장이다. 김 전 청장은 공교롭게도 같은 경찰 출신으로 경기청장까지 지난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달서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경북대사대부고와 영남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김 전 청장은 1990년 고시 특채로 경찰복을 입었다.

경남 합천 출신인 윤 의원은 경찰대 1기생이다. 김 전 청장과 윤 의원은 2009년까지는 같은 계급(치안감)에 있다가 2010년 윤 의원이 경기청장(치안정감)에 올랐고, 김 전 청장은 서울청 차장에 발령된 바 있다. 김 전 청장은 2012년 5월에 서울청장에 오르며 치안정감 견장을 달았다. 결국 달서을은 선후배 전직 지방청장의 승부가 펼쳐지는 셈이다.

경북 영천에서도 경찰 출신들의 공천 승부가 치러질 전망이다. 최기문 전 경찰청장과 이만희 전 경기청장이 나란히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기 때문이다.

2003년 제11대 경찰청장을 지낸 최 전 청장과 2013년 경기청장은 지낸 이 전 청장은 경찰 이력으로 따지면 차이가 적지 않게 나는 선후배 사이이기에 더욱 이목을 끈다. 그러나 이 지역의 현역 의원이 친박 성향의 3선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이라는 점에서 경쟁은 '산 넘어 산'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또 경주에서는 최근 한국공항공사 사장직을 내려놓은 김석기 전 서울청장이 총선 준비를 하고 있다.

19대 총선에서 지역구 9곳을 석권해 새누리당 우세 지역으로 평가된 강원 지역에도 이곳 출신 경찰청장들이 여당 의원으로서의 기지개를 켜기 위한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까지 강원청장을 지낸 정해룡 전 청장은 지난 21일 명예퇴임식을 하고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며 내년 총선에서 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구에 출마할 것을 공식화했다. 예비후보 사무실은 철원에 마련했다.

'알선수재'로 기소당했다가 무죄를 선고받고 3000만원의 형사보상까지 받았던 이철규 전 경기청장은 동해·삼척에서 여의도 입성을 노린다. 이들 지역 중 경주와 철원·화천·양구·인제는 모두 군 장성 출신인 정수성 새누리당 의원과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곳이라 '군 장성 대 경찰청장'이라는 구도도 그려질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경남의 사천·남해·하동에선 경기청장과 경찰대학장을 거치고 국정원 2차장까지 역임한 서천호 전 차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러나 '돌아온 친이'인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친박계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최상화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의 경쟁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경찰 내부에선 일단 전직 청장들의 정치 도전이 조직의 대외 이미지와 정부 내 평가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행정부에 속한 조직이라면 어디라도 입법기관과의 소통이 원활해지는 것을 추구할 것"이라며 "법조 분야는 정치권에 진출한 인사가 많았는데, 경찰 쪽에선 절대적인 수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이 같은 도전이 많아질수록 경찰 조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으로는 경찰 고위직 출신 간 경쟁 구도가 도드라지는 게 많아 조직 사기에 썩 좋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경찰 조직이 고위직으로 갈수록 입직 경로와 출신 지역 안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지는데, 퇴임 후에도 같은 조직 출신 간에 경쟁하는 모양새가 썩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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