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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레이더P] 금배지 노리는 `말많고, 탈많던` 권력기관 전직 수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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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판 전 서울청장, 대구 달서을 출사표
현직 윤재옥 의원(전 경기청장)과 격돌
총선 출마 노리는 김만복과 기시감


TK(대구·경북)에 이은 경부선(서울·대구·경북·부산·경남) 물갈이론으로 전직 정부기관 수장들이 새누리당 공천 경쟁에 몸을 던지는 가운데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3일 대구 달서을 선거구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청장은 이날 대구 달서구 도원동 월광수변공원에서 "새누리당의 주춧돌이 되고, 박근혜정부를 지키는 수문장이 돼 보수정권 재창출에 앞장서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매일경제

국회 사무처가 2012년 19대 국회의원들이 착용할 배지를 공개했다. 판매 가격은 3만5000원이지만 주인이 되는 길은 험난한 과정을 겪어야 한다. [사진 = 국회사무처 제공]


김 전 청장이 출사표를 낸 대구 달서을은 공교롭게도 같은 경찰 출신으로 경기경찰청장까지 지낸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다.

경북대사대부고와 영남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김 전 청장은 1990년 고시특채로 경찰복을 입었다. 반면 경남 합천 출신인 윤 의원은 경찰대 1기생이다.

김 전 청장과 윤 의원은 2009년까지는 같은 계급(치안감)에 있다가 2010년 윤 의원이 경기청장(치안정감)에 올랐고, 김 전 청장은 서울청 차장으로 발령받은 바 있다. 김 전 청장은 2012년 5월에 서울청장에 오르며 치안정감 견장을 달았다. 결국 달서을은 선후배인 전직 주요 지방 청장 간 진검승부가 펼쳐지는 셈이다.

이날 김 전 청장은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한 신 새마을운동 전개' '청소년·노인·주민을 위한 체육·복합문화공간 유치'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구 달서을에는 김태용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당 대변인과 이원준 정의당 전 대구시당위원장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본래 새누리당 텃밭인 만큼 당내 공천 경쟁이 '본게임'보다 더 치열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TK 물갈이론이 심심치 않게 돌고 있는 이곳에서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앞세운 김 전 청장 행보는 의미심장할 수밖에 없다.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에 연루된 김 전 청장 행적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는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허위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지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불구속 기소됐지만 올해 1월 무죄 판결을 받았다.

판결 직후 김 전 청장은 "무죄 판결 후 누구 하나 유감 표시를 하거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질책하는 사람도 없다. 판결 내용을 무시하는 야당 태도는 법치주의의 심각한 훼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있던 국정감사 선서 거부 등 행동은 국민 정서에 걸맞지 않았다는 의견이 제기돼온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선 김 전 청장 출마가 김만복 전 국가정보원장의 새누리당 입당 소동과 비슷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참여정부 시절 국정원장을 지냈던 김 전 원장은 최근 새누리당에 팩스로 입당 신청을 하고 내년 총선에서 부산 기장 지역에 나갈 것이라고 밝혀 새누리당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새누리당 윤리위원회는 김 전 원장에게 탈당을 권유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이의 신청을 하며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김 전 원장은 '탈당 조치가 되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기장 지역은 선거구획정을 통해 분구가 유력한 지역으로, 현재는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다. 하 의원조차도 김 전 원장에 대해 "잘 아는 인물인데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데서 김 전 청장-윤 의원 관계가 이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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