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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한국의 메르스 163일…장관 교체·방역체계 개편까지(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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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첫 환자 발생 후 10월 29일 자정에서야 '완전 종식' 선언

뉴스1

메르스 환자를 전담 치료했던 국립중앙의료원./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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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 = 29일 '메르스 종식'이 선언 되면 이후 추가 감염이 없는 한 우리나라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존재한 기간은 총 163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마지막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 양성 감염자인 80번 환자(남·35)가 완치 판정을 받아 오는 29일 자정에 완전 종식이 선언된다고 1일 밝혔다.

지난 7월 28일 사실상의 메르스 종식이 선언된 지 93일 만에 국내에 단 1명의 양성 감염자도 남지 않게 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하는 완전한 종식일이다.

◇확진 186명·사망 36명·퇴원 145명·격리 해제 1만6693명

중동지역 낙타로 인해 인간에게 감염된 메르스는 생소한 감염병이지만 국내에 많은 상처를 남겼다. 지난 5월 20일 첫 확진 환자(남·68)가 발생한 이래 18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36명이 숨졌다.

퇴원자는 145명이고 2주 격리 조치 후 해제된 인원만 1만6,693명에 이른다. 현재도 유전자 검사에서 메르스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후유증 치료를 받는 5명이 남아 있다.

메르스는 중동지역에 사업차 들렸다가 감염된 사실을 모르고 국내에 입국한 1번 환자를 시작으로 무차별적으로 감염이 확산됐다. 1번 환자는 고열 등 이상 증세를 느껴 4곳의 의료기관을 이동했고 이때 메르스 바이러스가 퍼졌다.

1차 감염 유행지였던 평택성모병원에서 31명이 감염된데 이어 2차 유행지인 삼성서울병원에서 91명이 무더기로 감염됐다.

특히 국내 최고 의료기관으로 손꼽히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중증 폐렴 증상을 보인 14번 환자(남·35)가 내원하면서 감염자가 급증했다.

강동경희대병원과 건국대병원서도 각각 5명, 4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대전대청병원 14명, 건양대병원 11명 등 지역 대형 의료기관에서도 환자가 속출했다.

◇정부, 병원 비공개 입장 고수…공기 전파 논란

메르스 감염이 확산되면서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을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정부는 확산 초기에 정보 공개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명단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급기야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35번 환자(남·37)의 이동경로를 놓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6월 4일 밤 야간에 기자회견을 자청하면서 해당 환자와 같은 공간에 머물렀던 재건축조합원 1298명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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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메르스 대국민 당부사항을 발표를 하고 있는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사진 왼쪽)과 문형표 복지부 장관.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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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복지부와 서울시는 메르스 의료기관 명단 공개 등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쳤고, 3일 뒤에 명단이 공개된다.

메르스 감염자와 한 공간에서 메르스 감염자와 2m 이내 거리에서 1시간 이상 머문 사람을 밀접 접촉자로 보는 기준이 제시되고, 공기로도 전파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혼란이 커졌다.

메르스 2차 감염에 이은 3차 감염자 발생과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정부는 국립중앙의료원이 메르스 환자만 전담해 치료하도록 대책을 마련했다.

호흡기 환자를 별도 공간이 마련된 선별 진료소에서 진단 후 치료하는 국민안심병원을 전국적으로 지정하고, 병상 내 오염된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한 음압병상 확충에 나섰다.

또 보건소의 일반환자 진료 기능을 중단하고 감염병 대책으로 전환하는 등 대책이 쏟아졌지만 7월 4일까지 환자 발생이 계속됐다.

◇감염병체계 수술대 올라…의사 출신 장관 임명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과 메르스 합동조사를 진행하는 등 사태 수습에 애썼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로 국내 관광객이 감소하고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기까지 했다.

메르스 사태는 국내 감염병 대응체계의 민낯을 그대로 들러냈다. 6인실 위주의 병실구조, 경증과 중증 환자를 구분하기 어려운 응급실 시스템, 감염에 취약한 병문안 문화 등 문제점이 줄줄이 나타났다.

대규모 감염병 발생 시 환자를 격리하고 치료할 음압병상이 매우 부족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국민건강보험 제도를 통해 최소 비용의 최대 효과를 자랑하던 국내 의료시스템에 심각한 균열이 감지된 것이다.

이로 인해 문형표 장관은 메르스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지난 8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후임자는 분당서울대병원장 3차례 역임한 정진엽 장관이다. 줄곧 복지 전문들이 맡아온 복지부 장관에 17년 만에 의사 출신이 지명됐다. 정진엽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국가 방역체계의 전면적인 개편을 예고했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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