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야당, 국정원 국정조사 요구 … 8월 국회 또 파행 위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새정련, 관련 자료 100% 제출 요구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등도 촉구

새누리 “상임위 현안 보고로 충분”

국정원 직원 자살 의혹 놓고 공방도

중앙일보

강신명 경찰청장(왼쪽)이 10일 국회 안전행정위 현안보고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국정원 직원 임모 과장 사망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오른쪽은 조송래 중앙소방본부장. [김성룡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10일 국가정보원 불법 해킹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8월 국회 의사 일정 합의를 거부했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와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만나 8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 의사 일정을 조율했다. 하지만 11일 본회의에서 산업입지개발법 개정안 등을 처리하자고만 의견을 모았다.

새정치연합 이 수석부대표는 “국정원 해킹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야당이 원하는 자료를 100% 제출하겠다는 여당 지도부의 약속이 있어 추경안을 통과시켰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 야당 측 요구는 하나도 관철되지 못한 채 국회 일정만 합의하면 정부·여당의 거수기 역할만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원 해킹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긴급 현안질의, 인권침해를 막을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며 “청년일자리 창출 및 국민대타협기구 설치와 메르스 대응 실패에 대한 국정조사, 법인세 정상화 관련 경제민주화 특위 설치 등에 대한 여당의 답변을 보고 일정을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요구 사항을 무더기로 쏟아낸 것이다. 새누리당 조 수석부대표는 "(국정원 의혹은) 상임위에서 현안 보고를 받고 있다. 합의 사항을 지키고 있다”고 맞섰다. 양측은 11일 본회의가 끝난 뒤 9월 국정감사 일정 등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야당은 이날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경찰청과 국가안전처를 상대로 국정원 직원 임모 과장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했다. 임 과장이 숨진 채 발견된 마티즈 승용차가 국정원과 거래하는 타이어업체에서 폐차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새정치연합 주승용 의원은 “자살 여부가 확정되기도 전에 경찰이 차량을 유족에 인계하고, 유족은 타이어업체에 폐차를 맡겼다. 그런데 그 업체는 국정원과 오래 거래한 업체”라고 주장했다. 해당 차량을 급하게 유족에게 넘겨줬다는 지적에 대해 강신명 경찰청장은 “증거물 감식 후 즉시 인도하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 경기도 내 차량 변사사건 10건을 조사해보니 당일 인도된 게 8건이었다”고 해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자살 현장에 국정원 직원이 경찰보다 50분가량 먼저 도착했고, 소방대원들과 회의까지 했다” “국정원이 임 과장 부인에게 112가 아니라 119에 신고하라고 했는데 일부러 경찰을 따돌리려 한 것” 등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강 청장은 “경찰이 배제됐다고 보는 건 무리”라고 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한 소방대원은 “직장 동료라는 사람이 와서 얘기를 나눴을 뿐 국정원 직원이란 사실을 당시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정청래 의원은 “임 과장이 자살에 쓴 번개탄을 구입했다고 경찰이 발표한 경기도 용인의 A상점이 번개탄을 팔고 있지 않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정 의원이 거론한 A상점은 임 과장이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곳 주변인데, 임 과장이 실제 번개탄을 구입한 곳은 CCTV에 찍힌 곳에서 1.5㎞ 떨어진 또 다른 A상점으로, 두 가게의 이름이 공교롭게도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대원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일부 의원은 고압적인 태도도 보였다. 새정치연합 유대운 의원은 “소방직은 국가직이 돼야 지휘 체계도 이뤄지는데 현실은 반대로 갔다. 그래서 이런 혼선이 계속된다”고 언성을 높였다. 새누리당 황인자 의원은 “소방공무원이 지방직이어서 임무에 소홀하다는 유 의원의 지적은 지방직 공무원 전체에 대한 폄하”라고 비판했다.

글=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김형구.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당신이 꼭 알아야 할 7개의 뉴스 [타임7 뉴스레터]

ⓒ 중앙일보: DramaHouse & J Content Hub Co.,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