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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핫 클립] 시원하다 못해 서늘한 피서지, 동굴계 판타스틱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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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건 못 참겠는데, 에어컨 바람은 싫고, 선풍기 소리는 시끄러워서 못 마땅한 이들에게 추천한다. 동굴은 아는 사람만 즐기는 피서지다. 컴컴한 굴의 분위기와 기묘한 석순의 조화는 시원함을 넘어 서늘함을 안겨준다. 일년 내내 10~15도 사이의 온도를 유지하는 동굴만 모았다. 그렇다, 겉옷을 준비해야 한다.

경북 울진 성류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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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화려한 동굴로 손꼽힌다. 1967년 개방된 우리나라 관광동굴 1호기도 하다. 낮은 동굴 입구를 오리걸음으로 통과하면 2억5000만 년 전 지구와 조우한다.

종처럼 매달린 종유석, 천장에서 물이 떨어진 자리에 자라난 석순,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기둥이 된 석주가 사방에 널려 있다. 물방울에 녹아 만들어진 동굴 생성물이 동굴을 한 가득 채운다. 왕피천과 통하는 연못 5개, 광장 12개로 이루어진 동굴은 미로 궁전 같은 모양새다. 희고 붉고 거뭇한 동굴의 색감이 다채롭게 빛난다.

강원도 평창 백룡동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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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룡동굴은 ‘관광’이 아니라 ‘탐험’하는 동굴이다. 반드시 가이드가 동반해야 한다. 개구멍 같은 좁은 길을 통과하기 위해서 박박 기어야 하고, 때로는 오리걸음도 해야 하지만 미지의 지하세계를 탐험하는 기분은 끝내준다. 들어가는 방법도 특이하다. 일단 배를 타고 동강을 거슬로 올라가야 한다. 탐험복과 장화ㆍ장갑ㆍ안전벨트, 헤드랜턴이 달린 안전모를 쓴 뒤 배를 타고 동강을 100m쯤 타고 오르면 동굴 입구가 나타난다.

입구를 들어서면 완전한 암흑세상이다. 관광형 동굴은 전기로 불을 밝히지만 백룡동굴에는 전기가 들어가지 못해 손전등이나 헤드랜턴이 필수다. 종유석ㆍ석순 등을 관람한 뒤 동굴 끝 대형 광장에 이르면 으레 모든 참가자가 조명을 끈다. 오직 동굴의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만 들릴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절대 어둠’의 순간이다.

경기도 광명 광명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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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동굴을 다시 꾸며 지난 4월 동굴테마파크로 재개장했다. 1.5㎞ 길이의 갱도를 비롯해 동굴 안팎에 30가지가 넘는 볼거리가 있다. 광명동굴은 일제 강점기 광물을 캐려고 판 갱도다. 자연이 아니라 사람이 빚은 동굴이다. 하여 자연적인 맛은 덜해도 볼거리가 많다.

다른 동굴엔 없는 시설도 있다. ‘아쿠아월드’라는 이름의 수족관이 그렇다. 버들치ㆍ쉬리 등 토종 민물고기는 물론이고 ‘니모’로 불리는 흰동가리, 식인 물고기로 불리는 피라냐 등이 동굴 안 수족관에 산다. 와인 와이너리도 새로운 시설이다. 광명동굴에서는 30일까지 동굴여름축제가 열린다. 공포체험을 비롯해 매직쇼ㆍ콘서트ㆍ와인축제 등이 열린다.

강원도 삼척 환선굴과 대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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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시 덕항산(1071m) 일대는 우리나라에서 동굴 밀도가 가장 높다. 면적 6.6㎢에 이르는 대규모 석회동굴지대에 천연동굴 7개가 자리한다. 그중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대금굴과 환선굴 뿐이다. 환선굴 입구는 해발 500m에 위치해 있어 걸어가려면 30분이 걸린다. 환선굴은 높이도 높이지만 규모가 압도적이다. 전체 길이만 6.2㎞에 이르는데 관람객은 1.6㎞ 정도까지 들어갈 수 있다.

2007년 개방된 대금굴은 환선굴과 붙어 있지만 운영방식이 사뭇 다르다. 입장객 제한이 없는 환선굴과 달리 대금굴은 하루 720명(인터넷 예약)으로 제한한다. 해설사 6명이 돌아가면서 관람객을 인솔한다.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 활굴(活屈)인 대금굴을 보존하기 위한 방편이다.

해발 415m에 위치한 동굴까지는 모노레일만 들어갈 수 있다. 경사가 급해 속도가 빠르지 않아도 스릴이 넘친다. 대금굴의 명물은 바로 비룡폭포다. 1.6㎞ 길이 동굴에서 800m 남짓이 개방돼 있는데, 어디서든 물소리가 들린다. 동굴에 물이 넘쳐 입장이 제한되는 때도 있다.

강원도 정선 화암동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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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금광과 종유굴을 이은 동굴이다. 원래는 금을 채취하던 ‘천포광산’이 있었다. 금광을 파던 중 종유굴을 발견해, 93년 관광지로 개발됐다. 하여 다른 동굴과 달리 옛 금광 시절의 흔적까지 엿볼 수 있다.

역사의장, 금맥따라 365, 동화의 나라, 금의 세계, 대자연의 신비 등의 5개 주제로 관람 동선이 짜여 있다. 갱도를 지나 365개 계단을 내려오면 종유굴로 이어진다. 종유굴에는 높이 8m의 초대형 석주를 비롯해 유석폭포와 기기묘묘한 석순들이 장관을 이룬다. 관람로는 약 2㎞ 길이로, 다 돌아보는 데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TV예능 ‘1박2일’ ‘아빠 어디가’ ‘런닝맨’ 등의 촬영지로 최근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오전 9시~오후5시 입장. 오는 16일까지는 오후 8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화암동굴의 여름 인기프로그램인 야간 공포체험은 아쉽게도 올해는 쉰다.

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백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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