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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기자의시선]"메르스가 뭐길래…" 장구치며 모금하는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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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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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거의 종식돼 가던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관악구의 한 거리에서 포착된 모습이다.

60~70대로 보이는 남성이 거리에서 장구를 치며 모금 활동에 나섰다. 비슷한 나이대의 여성 3명도 함께였다. 이들은 근처 식당에 들어가 “노인복지시설인데 조금만 기부해달라”며 연신 부탁했다. 하지만 당시 메르스로 사정이 좋지않았던 점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기자가 물어보니 이들은 구로구의 한 복지단체 회원들로, 자원봉사 모금활동을 위해 거리에 나섰다고 했다. 일행 중 한명인 이모씨(67)는 “요즘 메르스때문에 많은 노인들이 한달 일을 못해 (복지단체)급식소로 밥 먹으러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복지관 사정도 안 좋아 이렇게 모금을 하러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메르스로 정부의 ‘노인사회활동 지원사업’(이하 사회활동 사업)이 일시 중지된 바 있다. 이 사업에 참여한 노인들의 수입은 반 토막이 났고, 이들은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 했다. 일부 봉사단체에선 일손과 지원이 끊겨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5일 현재 많은 복지단체들의 활동은 정상화됐으나, 재정적 기반이 취약한 곳은 아직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약계층 노인들 중에는 한달한달의 생계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 만큼, 메르스는 이들에게 큰 사건이었다. 정부는 메르스가 끝났음을 선언했지만 후유증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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