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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view point] 메르스 사태와 복지부동 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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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보건복지부가 메르스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다. 김원종 복지정책관을 질병관리본부 국립인천공항검역소장에, 윤현덕 인천공항검역소장을 질병관리본부 생명의과학센터장에 임명하는 국장급 인사다.

지난달 31일자 인사다. 인사 발령은 30일 나왔다. 메르스 완전 종식도 아니고 '사실상 종식' 선언을 한 지 딱 이틀 만이다. 아직 병원에는 12명의 메르스 환자가 있다.

국립인천공항검역소장은 메르스, 인플루엔자 등 해외 감염병이 유입될 때 최전선에서 방역 활동을 책임지는 핵심 보직이다. 생명의과학센터장은 뇌질환, 치매 예방과 치료법, 심혈관질환, 체세포·줄기세포 연구 등 현대 의과학 기술을 관리하는 자리다. 김 소장은 행정고시 31회 출신으로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보건의료정책관, 복지정책관 등을 거쳤다. 윤 센터장은 행정고시 34회 출신으로 여성가족부에서 복지부로 옮겨와 국립인천공항검역소장에 앞서 노인정책관, 장애인정책국을 맡았다.

이번 인사로 주제네바 대한민국대표부에 공사참사관으로 파견을 가 있는 김강립 국장과 중국에서 연수 중인 양성일 국장이 복귀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스 사태 이후 질병관리본부의 전문성 강화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오죽했으면 방역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처벌받아야 할 질병관리본부에 오히려 조직과 예산을 줘서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논의까지 하고 있는 마당이다. 그런 때에 중요한 두 자리가 또다시 고시 출신 관료로 채워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김 소장의 경우 보건의료 분야에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어 비전문가라고 보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어 "정부 차원의 대폭적 인사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질병관리본부 확대 개편이나 고위 공무원 전문성 강화 등과 같은 거대한 논의는 자신들이 논의할 사안이 아닌데, 그걸 복지부에 따져 물을 사안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런 것 같다. 확실히 이번 인사는 질병관리본부의 고질적 문제점 해결과는 무관했다. 복지부 내부 안위와 안정부터 챙기는 인사였을 뿐이다. 장관 교체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질병관리본부의 근본적 개혁은 기대 난망이다. 메르스 사태로 그 난리를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질병관리본부는 복지부 고위 관리들 자리 메워주기 역할에 그치고 말았다. 감염병으로 고통받은 국민만 불쌍하다.

[과학기술부 =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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