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마티즈 번호판은 ‘착시현상’?, 궁금한 착시현상의 세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찰이 제시한 자료에서 자살한 국정원 직원의 마티즈 차량에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빛의 반사각도에 따른 착시 현상’이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자살한 국정원 직원 차량 조작 의혹을 제기한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최고위원은 이 같은 경찰의 주장에 대해 “자살 현장의 마티즈와 CCTV 속 마티즈를 비교해보면 번호판은 물론, 범퍼 보호가드도 차이가 있다”며, “두 차량은 다른 차량으로 보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밝히고 “경찰의 해명은 코미디에 가까운 해명”이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빛의 반사가 빛의 원색인 초록을 흰색으로 바꿔 놓을 수는 없다. 번호판의 글씨 색깔 역시 자살 현장 마티즈 번호판은 흰색, CCTV 속 번호판 글씨는 검은색으로 확연히 다르며, 차량 안테나에도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번호판이 녹색에서 흰색으로, 글씨가 흰색에서 까만색으로 보이는 착시현상?

하이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자살 현장의 마티즈(위)와 CCTV 속 마티즈(아래) / 전병헌 의원실 제공

착시는 눈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가 뇌의 착각을 유발해 실제와 다르게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기하학적 착시, 원근 착시, 밝기나 색대비에 의한 착시 등 종류도 다양한 착시 현상에 대해 소개합니다.

◆ 금성이 목성보다 커 보이는, 400년 만에 풀린 갈릴레이 미스터리, 착시 원인은 ‘뉴런’

지난해에는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제기한 착시효과의 미스터리가 400년 만에 풀렸는데요,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금성이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보다 커 보이는 착시 현상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목성 안에 지구를 담는다면 무려 1,300개 이상을 넣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라고 하는 데 말입니다.

갈릴레이는 망원경으로 두 행성을 볼 때는 정상적으로 목성보다 금성이 더 커 보였는데, 맨눈으로 볼 때는 어떻게 금성이 목성보다 더 커 보이게 되는지 궁금증을 갖게 되었습니다.

미국 과학 잡지 라이브사이언스 등 외신은 뉴욕주립대학교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사람의 뇌세포가 빛과 어둠에 대해 서로 다른 반응을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착시효과가 생긴다고 보도했습니다.

즉, 빛에 반응하는 뉴런이 어둠에 반응하는 뉴런보다 사물의 상을 더 왜곡시키기 때문에 검은색 배경에 있는 밝은 물체는 밝은 배경에 있는 검은 물체보다 더 크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하이닥

△ 큰 정사각형과 그 중앙에 있는 작은 정사각형은 모두 같은 크기이지만, 검은색 배경의 흰색 정사각형이 흰색 배경의 검은색 정사각형보다 더 커 보인다. 이는 뉴런의 왜곡현상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러한 착시 현상은 인간에게 매우 유익하다”고 설명했는데요, “어두운 장소에 있을 때 미세한 빛도 볼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어두운 곳에서는 포식자를 더 잘 볼 수 있고, 밝은 낮에는 어두운 물체가 왜곡되지 않고 보이기 때문에 더 잘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하늘에 떠 있는 달보다 지평선에 가까운 달이 더 커 보이는 ‘폰조 착시’

달의 크기가 엄청나게 커졌다가 작아질 순 없을 텐데, 흔히 달은 지평선에 가까울 때 더 커 보입니다. 실제로는 달이 하늘에 있을 때보다 지평선에 있을 때가 지구 반지름만큼 더 멀리 있는데도 말이죠.

이는 크기가 같은 물체라도 멀리 떨어져 있는 배경 위의 물체를 더 크게 느끼는 ‘폰조 착시(Ponzo illusion)’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탈리아의 심리학자 마리오 폰조는 철로를 예로 들면서 우리가 종종 배경을 기초로 물체의 크기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사다리꼴 모양에 같은 길이의 선을 수평으로 놓으면 위쪽에 있는 선이 더 길게 느껴집니다.

하이닥

△ 같은 길이의 직선인데도, 철로에서 먼 쪽에 있는 직선이 더 길어 보인다.

하이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달

폰조 착시 현상으로 가까워 보이는 머리 위 하늘보다 멀게 느껴지는 지평선을 기초로 지평선 근처의 달을 훨씬 크다고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하이닥

△ 영국의 심리학자 리처드 와이즈만이 자신의 블로그에 ‘폰조 착시’의 사례로 올린 사진. 같은 크기의 자동차가 멀수록 더 좁아지는 배경 때문에 멀리 있는 차가 더 커 보인다.

◆ 움직이지 않아도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심리 ‘가현운동’

공간적으로 다른 위치에 두 개의 대상이 짧은 시간 간격으로 제시되면, 한쪽 대상에서 다른 대상으로의 운동을 볼 수 있게 됩니다.

하이닥

하이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볼 때 주변 시야에서 보색의 잔상이 정지한 그림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하이닥

△ 심슨의 머리에 있는 4개의 점을 10초 정도 바라본 후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우리가 알고 있는 심슨의 형상이 나타난다.

◆ 길이가 같은 두 직선의 길이가 다르게 보이는 뮐러 리어 도형

길이가 같은 두 직선을 나란히 놓고, 한 직선 양끝에는 화살 표시를 안으로 향하게, 다른 직선에는 밖으로 향하게 그리면, 같은 길이인데도 양끝의 화살표시가 밖으로 향한 직선이 더 길어 보이는 착시효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독일의 뮐러 리어가 고안해 ‘뮐러 리어의 도형(Muller Lyer figure)’이라고 합니다.

하이닥

이밖에 같은 크기의 원인데도 작은 원에 둘러 싸인 원이 큰 원에 둘러 싸인 원보다 더 커 보이는 에빙하우스 도형, 평행하는 수직선들에 교차하는 사선을 그려 넣으면, 이 사선에 의해 평행선이 비스듬해 보이는 체르너 도형, 평행선인데도 인접한 사선들 때문에 휘어져 보이는 헤링 착시라고 합니다.

[김선희 건강의학전문기자]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www.hidoc.co.kr)
하이닥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 [하이닥 의학기자(칼럼기고) 안내]
저작권자ⓒ ㈜엠서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