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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짊어질 짐들이 너무 무겁다"...국정원 직원이 가족에게 남긴 유서 전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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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가정보원 직원 임모(45)씨가 가족에게 남긴 유서를 20일 공개했다. 임 씨는 아내, 자녀, 부모, 직장에 유서를 남겼는데 직장에 남긴 유서는 전날 공개됐고, 이날 아내, 자녀, 부모에 남긴 유서가 공개됐다.

임 씨는 아내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계속 남기면서 아내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표현했고, 육군사관학교에 다니는 첫째 딸과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둘째 딸에게는 절절한 부정(父情)을 나타냈다. 부모에겐 자식이 먼저 가는 데 대해 한없이 죄송스러워 했다.

다음은 유서 전문.

<아내>

여보!
짊어질 짐들이 너무 무겁다.
운동해서 왕(王)자 만든다고 약속했는데 중간에 포기해서 미안해. (아이들) 잘 부탁해.
당신을 정말 사랑해.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나자.
부족한 나를 그토록 많이 사랑해줘서 고마워. 사랑해

<첫째 딸>

미안하다. 너는 나의 희망이었고 꿈이었다.
○○생활 잘 마치고 훌륭한 ○○이 되리라 믿는다. 아빠처럼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
엄마와 ○○랑 잘 지내고 마음에 큰 상처를 주어 미안하다.
극단적인 아빠의 판단이 아버지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인데 요즘 짊어져야 할 일들이 너무 힘이 든다. 훌륭하게 자라줘라. 사랑해.

<둘째 딸>

○○아. 웃는 모습이 예쁜 우리 아기. 고3인데 힘들지? 언니방에서 자고 있더구나.
좀 더 친근한 아빠가 되지 못해 미안하다.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가 되리라 믿는다. 사랑해.

<부모>

아버지. 자식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엄마. 자주 들르지 못했는데 미안해요. ○○이라 그래도 항상 마음은 엄마에게 있었어요.
자식 된 도리 다하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박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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