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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메르스 종식임박]잠복기 20일? 대체 어디서 감염? 미스터리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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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기 20일 환자, 무증상자들도 메르스 끄트머리에서 잇따라 발생

응급실 아닌데 왜? 아무리 따져봐도 '알쏭달쏭'..평택경찰 환자는 감염지 아예 깜깜

병원마다 감염력 차이 커...풀리지 않는 숙제 투성이

뉴스1

메르스 집중관리병원.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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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음상준 기자 = 메르스 종식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수두룩하다. 메르스 종식후 조사한다고 해도 시원하게 밝혀질 지도 알수 없다.

당국이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여겼던 메르스 최장 잠복기 14일 공식은 메르스 발생 끄트머리에 가서야 깨졌다. 예외상황으로 봐야한다는 설명이었다.

무증상 환자들도 나중에서야 속출하기 시작했다. 이 역시 발열과 기침이 난다는 메르스 증상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당국은 예외로 판단했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알 수 없는 특성이기 때문이다.

밀접접촉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상황에서의 감염 사례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몇몇 병원과 달리 접촉자들이 많았지만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병원들도 꽤 있다.

◇잠복기 14일 훌쩍 넘어 환자 발생...무증상자들도 속출

보건당국은 186번 환자(여, 50)에 대해 메르스 증세가 잠복기 14일을 넘겨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당국이 공식적으로 잠복기 14일을 초과한 환자 발생 사례를 사실상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당국은 이 환자가 6월말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도 내원했었지만 암병원 내 감염원이 없다보니 확진자였던 남편(132번 환자)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봤다. 이렇게 따지니 잠복기는 무려 20일 정도가 됐다.

메르스 잠복기 가정은 접촉자들의 격리정책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사안이다. 격리자는 물론 격리해제자들도 격리를 재연장해야 하는 혼선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국은 186번 환자 사례가 예외적인 것으로 보고 당초 14일을 기준으로 한 격리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단 186번 환자 감염경위가 공식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메르스 정례 브리핑에서 186번 환자와 관련 “6월 29일 삼성서울병원 방문 시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고 186번 환자가 132번 환자로부터 노출된 기간이 6월 7일부터 12일까지여서 (7월 2일 발열까지 잠복기가 길어) 예외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긴 잠복기 끝에 확진을 받은 것과 관련해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면역수준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곧 186번 환자가 일시적인 무증상 감염자였던 것으로도 추측이 가능하다. 실제 무증상자는 지속 발생했다. 이들은 별도의 유전자 전수조사 과정에서 확진자로 드러났다.

삼성서울병원 간호사인 184번 환자(여, 24)와 삼성서울병원 의사 185번 환자(여, 25)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병원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전수 검사를 받고서야 양성결과가 확인됐다. 바이러스가 체내 들어갔지만 기침이나 발열 등을 보이는 면역작용이 없었던 셈이다. 따라서 무증상자들은 기침을 하지 않기 때문에 비말(飛沫)을 통한 감염력은 없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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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간호사들이 마스크를 쓴 채 음압격리텐트로 향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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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감염됐나”…여전히 풀리지 않는 감염경로

지난 6월 23일 확진자 명단에 포함됐던 174번 환자(남, 75)의 감염경로는 난수표처럼 여겨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방문일이 14번 환자가 응급실에 있었던 5월 27~30일도 아니고 6월4일, 8일, 9일인데다 응급실이 아닌 외래진료를 받았기 때문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의 노출 가능성은 높지만 감염지가 어디인지 세부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당시 밝혔다. 아직까지 정확한 경위는 파악되지 않았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과 동떨어진 암병동 환자 보호자가 감염된 사례도 있다. 166번 환자(남, 62)로 5월 25일부터 6월 5일까지 삼성서울병원 암병동에 입원한 아내를 간병했던 환자 가족이다. 어떻게 암병동에 있던 사람이 감염됐는지 경로가 여전히 알쏭달쏭이다.

아울러 115번 환자(여, 77)와 141번 환자(남, 42)도 응급실 밖 감염 사례인데 모두 감염경로는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115번 환자는 5월 27일 오후 2시 정형외과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찾았고 진료받기 전 엑스레이 검사를 했다.

이후 응급실 구역에 있는 화장실을 들렀다. 이때 14번(남·35) 환자에게 직·간접적으로 노출됐다는 게 보건복지부와 삼성서울병원 설명이다. 문제는 115번 환자는 여성, 35번 환자는 남성으로 같은 화장실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감염경로를 명쾌히 설명하지는 못한다.

메르스 증상이 있는데도 지난 5~8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와 해당 지역을 발칵 뒤집히게 만든 141번 환자는 5월 27일 부친이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에서 외래 정기검진을 받을 때 동행해 감염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역시 응급실과 거리는 멀다.

평택 경찰관인 119번 환자(남, 35) 어디서 어떻게 메르스에 감염됐는지 단서가 될 만한 것 조차 찾아내지 못했다. 아산충무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인 163번 환자는 이 환자에 무방비 상태로 감염됐다. 사실상 비말을 포함한 공기 전파도 가능하다고 가정하면 모든 미스터리 감염경로는 모두 해결되지만 아직 공기 감염력 역시 불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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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143번 확진자가 입원했던 부산의 좋은강안병원. /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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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자만 수백·수천명인데 추가 확진자 없다시피...평택성모·삼성서울병원과 달라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는 또 있다. 병원 내 전파력이 각 의료기관마다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당국이 메르스 발생 중반 가장 우려했던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이송요원인 137번 환자(남, 55)와 부산지역 여러 병원을 거쳤던 143번 환자(남, 31)이다. 모두 퇴원했지만 환진 판정을 받았을 당시만 해도 모두 감시명단에서 빠진 상태였기 때문에 당국에 비상이 걸렸었다.

접촉자만 각각 수백, 수천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추가 감염자는 143번 환자와 부산 좋은강안병원에서 같은 병실에 있었던 180번 환자(남, 55) 단 한 명이었다. 이 환자 역시 퇴원하면서 각각의 비상경보는 모두 해제된 상황이다.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14번 환자) 등 대규모 감염사례가 나온 것과 달리 감염확산 사태는 발생하지 않아 불행 중 다행이지만 의문의 사례로 남을 수 있다. 당국은 그 만큼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은 14번 환자와 137번 환자의 경우가 상황이 크게 다르다.

행운이 따랐거나 메르스 사태가 점차 커지던 시기여서 증상이 나타난 사람과 병원 내 환자들 모두 스스로 조심했다는 것 밖에는 해답이 없다. 또는 이들이 깊은 폐렴증세를 보이는 슈퍼전파자 가능성이 낮았던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비슷한 사례로 170번 환자(남, 77)가 경유했던 카이저재활병원 역시 요양재활병원이다 보니 기저질환자들이 많아 당국이 주목했었지만 더 이상 추가 감염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강릉의료원 간호사인 179번 환자(여, 54)로부터 노출된 강릉의료원도 상대적으로 중증질환자가 많은 곳이어서 우려가 됐으나 바이러스는 무사히 지나갔고 179번 환자도 퇴원했다.

173번 환자(여, 70)의 활동범위가 상당히 넓었던 강동성심병원 역시 접촉자만 4825명으로 집계됐으나 추가 확진자는 없었다. 다만 당국의 감시망에서 빠져 여러 병의원을 전전했던 173번 환자는 강동성심병원서 확진받은지 이틀 만에 사망했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바이러스 확진자 사례 등을 데이터화시켜 앞으로 관련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lys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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