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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경기·강원 가뭄 뒤 폭염에 농민들 '한숨'…"내일 더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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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35.2도 등 서울·경기·강원 특보 발효, 12일 비 소식

연합뉴스

세상을 녹여버릴 듯한 더위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올해 서울지역에 처음으로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대로 위로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고 최고열지수(그 날의 최고기온에 습도를 감안해 계산한 값)가 32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내려진다. 2015.7.10 superdoo82@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수도권과 강원도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10일 농민들은 극심한 가뭄 뒤 비가 아닌 더위 손님을 보낸 하늘을 원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은 경기 파주 35도·여주 35.2도·고양 35.4도, 강원 인제 35.1도·전남 화순 35.3도 등을 기록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장마 기간에 때아닌 폭염이 찾아오자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올들어 가뭄으로 모내기도 제대로 못하고 작물이 말라가는 등 피해가 잇따른 터라 시원한 비소식이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농민들은 뙤약볕이 작렬한 이날 밭에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한 채 타들어가는 작물만 바라보며 안타까워했다.

불볕더위로 가축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부 양계농가는 대형 환풍기와 안개 분무시설을 모두 가동하고 지붕에 온종일 물을 뿌리며 더위를 식히느라 안간힘을 쏟았다.

강원 춘천시의 한 양계 농민 김종대(54)씨는 "올들어 대형 환풍기 40대와 안개 분무시설을 모두 가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경기도 가평에서 닭을 키우는 유승현(51)씨도 "혹시 축사 내 냉방시설이 고장 나지는 않았나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뭄과 마른 장마, 폭염 등으로 저수지와 댐의 저수율도 연일 낮아지고 있다. 현재 소양강댐 수위는 152.84m로 26.3%의 낮은 저수율을 기록했다.

땡볕의 날씨 속에 야외분수와 유원지는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안양 유원지와 광교산에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땡볕 더위를 쫓는 시민들로 붐볐고, 용인 캐리비안베이에는 이날 오후 1시까지 방문객 3천300여명이 찾았다.

다섯살 딸과 함께 분수대를 찾은 시민 이모(35·여)씨는 "아이가 더워하는데 전기료 걱정에 에어컨은 못 틀고 집 앞 분수로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구름이 없어 일사량이 많은 이날 시민들은 저마다 양산이나 손부채를 머리 위로 펼쳐들고 뙤약볕을 피하려고 애썼다.

냉방이 잘 되는 카페에는 시원한 커피나 팥빙수를 먹으며 휴식을 즐기는 사람도 많았다.

폭염특보가 내려지진 않았으나 광주·전남지역도 3일간 이어졌던 장맛비가 그치자마자 찜통더위가 찾아왔다.

광주 서구는 이날 낮 최고기온 36.4도를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더웠다. 평소보다 높은 습도(광주 65%) 탓에 불쾌지수가 한껏 높아졌다.

사우나에 들어온 듯한 후텁지근한 날씨로 버스 정류장이나 공원은 인적이 드물었다.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성준(31)씨는 "엊그제만 해도 비 때문에 한낮에도 쌀쌀한 기운이 느껴져 재킷을 챙겨입었는데 오늘은 재킷은커녕 넥타이를 맨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에도 올해 들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전날 낮 최고기온이 31.9도였던 서울은 이날 오후 한때 송월동 기상관측소 기준으로 34.3도를 기록, 당초 예상했던 최고기온(33도)을 웃돌았다.

서울과 경기·강원 영서지역에 33도가 넘는 무더위는 11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북상하는 제9호 태풍 '찬홈'의 간접 영향을 받는 오는 12일 일부 지역에 비가 내리면서 더위는 한풀 꺾일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어린이나 노약자는 가능한 한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평소보다 물을 자주 섭취해야 더위에 따른 건강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서울시와 강원 양구군평지·홍천군평지·횡성·춘천·화천·철원·원주·영월, 경기도 안산·화성·김포·시흥을 제외한 27개 시·군에 폭염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권숙희 류수현 이재현 임기창 장아름 최재훈)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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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는 수상스키가 최고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10일 강원 춘천 의암호에서 동호인들이 수상스키를 즐기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15.7.10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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