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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4월재보선 참패의 시련, 野에 '약'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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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4·29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의원 선거구역 4곳 모두에서 낙선하는 충격적인 참패를 겪었다. 이 가운데는 텃밭으로 꼽혔던 서울 관악을과 광주 서을 등이 포함됐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패배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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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30일 선거 패배 후 공식 발언을 통해 "이 시련을 약으로 삼겠다. 길게 보면서 더 크게 계획하고 더 크게 통합하겠다. 더 강하고, 더 유능한 정당으로 해서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과 이후의 대선을 치러야 하는 새정치연합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야권연대라는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그동안 선거때 마다 박근혜 정권 심판 등을 위한다는 이유로 새정치연합을 중심으로 후보자 단일화 과정이 이어졌다. 선거 막판 야권연대로 번번이 골머리를 알았던 새누리당은 야권단일화에 대해 후보자가 중도 사퇴를 할 경우 선거에 소요된 선거보조금을 거둬들이는 법안들을 잇달아 발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야권연대가 중요시되는 건 우리나라의 선거제도와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국회의원 소선거구제, 결선투표 없는 다득표제 대통령 선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거의 모든 선거에서 야권연대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야의 정치구조가 일반화된 현실에서 일여다야의 정치구도는 야권성향의 지지자 표를 분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하지만 야권연대는 통합진보당 해산논란이 불거지면서 야권에서는 금기의 용어가 됐다.

이후 새정치연합은 야권연대 논의가 나올 때마다 "야권연대를 통해 표를 얻을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종북 논란에 휩싸여서 잃게 되는 표가 더 클 것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제기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에도 야권연대는 선택지가 아니었다. 결국 큰 선거가 닥칠 때마다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정당은 여론의 압박 등으로 후보자를 자진사퇴하는 일들이 반복됐다. 후보자간 연대는 있을지언정 당차원의 야권연대 논의가 거론된 적이 없다는 것은 야권내부에 팽배한 야권연대에 대한 거부감을 말해준다.

문 대표는 지난해 당대표 경선 출마 선언 당시에 "야권 연대 문제는 오로지 선거 시기 국민이 연대를 지지하느냐 여부에 달렸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며칠 뒤 간담회에서 "서로 정체성이 다르다고 독자적인 길을 걷고 있는 정당들이 선거 때 연대한다는 것은 특별한 경우에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렇지만 그것이 매번 선거 때마다 되풀이 되는 것은 바람직 못 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대표 역시 야권연대의 현실적 필요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4월재보궐 마지막 유세에서 "야권표가 둘로 나눠지니까 자칫 잘못하면 야권 후보 중 아무도 당선되지 못하고 새누리당 후보에게 어부지리를 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야당이 야권연대라는 숙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미 야당 내부에서는 정치개혁 차원에서 검토되는 방안이 있다. 바로 톱투 프라이머리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달 16일 결선투표형 완전개방 국민경선, 이른바 톱투(top-two)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제도의 특성은 본 선거 이전에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해 최고와 차순위 후보자를 결정한 뒤 이 두 사람만 본 선거에 진출하도록 하고 있다. 야권단일화의 문제 측면에서 톱투프라이머리를 통해 진보정당이든 새정치연합이든 후보를 단일화 할 수 있으며 조직투표 논란등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인 셈이다. 다만 이같은 톱투 프라이머리가 실제 정치제도 개혁으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할 문제다.

앞서 문 대표는 마지막 유세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러분, 이런 상황(야권 분열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를 누리는 상황)이 내년 총선 때 곳곳에서 벌어진다고 생각해보시라. 그리고 다음 대선 때 또다시 야권후보 단일화로 우리가 그 긴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고 생각해보시라. 그렇게 해서 총선승리, 정권교체 할 수 있겠는가." 답은 어쩌면 정개특위 논의과정에 있을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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