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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4.29 재보선 승리로 여권 대선 주자로 우뚝 선 김무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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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광주 서구을을 제외한 3곳에서 승리하면서 김무성 대표가 여권의 유력 대선 후보로 자리를 굳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7·30 재보선에 이어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둬 당내에 탄탄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

이번 재보선은 새누리당에 의미가 깊다. 통합진보당이 해산되며 치러진 선거에서 전 통진당 의원의 지역구 3곳 중 2곳을 새누리당이 가져왔다. 전통적으로 야당 지지세가 강한 곳에서 승리를 가져오며 김 대표의 득표력이 입증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대표는 여권의 차기 대선 후보군 중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해 왔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김 대표의 리더십이 부각돼 다른 후보들과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관악을은 호남 출신 인구 비율이 높아 야당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이상규 전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잃기 전에는 이해찬 의원이 5번 연속으로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 대표는 ‘지역 발전’을 내세우며 오신환 후보에 힘을 실어줬고, 정동영 후보가 탈당하며 야권이 분열한 틈을 타 새누리당이 현재까지 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일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경기 성남시중원구도 역시 야당 지지층이 강한 곳이다. 이번 재보선에서도 전 통진당 의원인 김미희 의원이 존재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현재 승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건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다. 인천 서구강화군을은 새누리당이 갖고 있던 지역구였지만,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강화의 사위’라는 구호를 내세워 선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안상수 후보가 이겼다.

김 대표는 재보선을 20일 앞두고 터진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적절하게 대처해 위기를 넘겼다. ‘친박 권력형 비리 게이트’라고 규정하고 청와대와 여당을 공격하는 야당에 대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특별사면을 2번이나 받는 등 긴밀한 사이였다고 역공했다. 또 ‘미래 세대를 위해 공무원 연금 개혁이 시급한데 야당이 정쟁을 하려 한다’고 공세를 펼쳐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박근혜 대통령이 김무성 대표에게 의지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박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을 시작하는 날인 지난 9일 김 대표와 긴급 단독 회동을 가졌다. 성완종 파문으로 정국이 흔들리자 김 대표에 도움을 청한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출국 일정까지 늦춰가며 김 대표를 찾았을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치러진 7·30 재보선과 비슷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작년 7월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은 11대4로 새정치민주연합을 눌렀다. 당시 김 대표는 당권을 잡은 지 보름 만에 재보선에서 대승해 비주류의 한계를 딛고 당내에 안착했고, 9개월이 지나 실시된 이번 선거로 입지를 확고하게 굳히게 됐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여권 내 경쟁자들이 타격을 입었다는 점도 김 대표가 여권 내 차기 대선 후보로 기반을 다지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총리직을 사퇴해야 할 정도로 여론이 악화됐고, 반기문 UN사무총장도 성 전 회장과 충청포럼 인연으로 연관돼 있어 정치적으로 상처를 입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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