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돌발변수 많았던 선거…최대변수는 成 리스트·야권 분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4·29 재보선 ◆

매일경제

이번 4·29 재·보선은 걸려 있는 의석이 4석밖에 안 되는 미니 선거지만 유독 돌발변수가 많이 터졌다. 여야는 호재와 악재가 터지면서 정국이 출렁일 때마다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치열하게 공방을 벌였다.

이번 재·보선을 촉발한 것은 작년 12월 헌법재판소가 내린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이었다.

원래 2015년은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해였다. 이 때문에 야당에서는 선거가 없는 2015년이야말로 개헌을 위한 적기라고 한 반면 여당은 경제 살리기와 공무원연금 개혁 등 구조개혁을 내세웠다. 하지만 통진당 해산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소속 의원 5명 중 지역구 의원이었던 3명에 대한 보궐선거가 결정되면서 정치권은 또다시 재·보선 정국 속으로 빨려들어 갔다.

보궐선거가 결정된 초반만 해도 판세는 야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관악을, 성남 중원, 광주 서을 3곳 모두 야권 단일 후보가 당선된 야권 강세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바로 '야권 분열'이란 악재가 야당을 덮쳤다. 일단 옛 통진당 소속 전 의원들이 통진당 해산에 항의하며 출마를 선언했다. 관악에선 이상규 전 의원, 성남 중원에선 김미희 전 의원이 선거에 뛰어들기로 해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는 표 분산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사무총장은 지난 2월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1석 이상은 승리해야 한다"고 말해 '엄살'이란 지적을 받기도 했다.

대형 악재가 터진 건 지난달 9일이었다. 탈당한 천정배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광주 서을에 출마한 것이다. 전부터 탈당설이 흘러나왔지만 막상 결정되자 새정치민주연합은 큰 충격에 빠졌다.

당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패하면 문재인 대표 리더십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어 지난달 30일에는 정동영 전 의원이 관악을 출마를 선언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멘붕'에 빠졌다. 그나마 승리 가능성이 높았던 2곳 모두 탈당한 중진이란 최악의 상대들이 출마해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사이 안덕수 전 새누리당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재·보선 판이 더 커졌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4곳 전패'라는 최악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는 공포에 떨어야 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야당이 예상치 못한 호재가 터진 것은 지난 9일이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자살로 촉발된 이른바 '성완종 게이트' 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판세는 크게 흔들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차떼기당 부활'이라고 새누리당을 공격했고 새누리당 지지율은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성 전 회장 바지주머니에서 발견된 8명 리스트에서 청와대 전·현직 비서실장은 물론 2012년 당시 박근혜 후보 대선캠프 중요 인물들까지 거명되면서 박근혜 대통령 역시 지지율이 30% 후반대로 다시 떨어졌다. 그러자 이번엔 새누리당에서 전패 가능성이 대두하기 시작했다.

이후 야당 측 공격은 우선 이완구 전 총리에게 집중됐고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이어진 대정부질문에서 이 전 총리는 십자포화를 맞았다. 이 전 총리는 "성 전 회장과 인연이 없다"고 금품 수수를 부인했으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는 의혹과 함께 말 바꾸기를 한다는 여론의 질타로 결국 중남미를 순방 중인 박 대통령에게 20일 사의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순방에서 돌아온 27일 오후 이 전 총리 사표를 수리했다. 이와 함께 선거 하루 전인 28일에는 "이 전 총리 문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전해 성완종 게이트 충격파를 약화시켰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성완종 게이트 파괴력이 야권 분열 구도를 역전시킬 수 있을 정도로 클지 여부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제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