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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야권 심장부' 광주…'정권심판론' vs '야당심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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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4.29 재보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후보 경쟁력, 지역 특성, 정당 지지율, 투표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머니투데이 더300은 재보선이 실시되는 서울 관악구을, 인천 서구 강화군을, 광주 서구을, 경기 성남시중원구 등 4개 지역구를 입체적으로 분석한 '지역구 사용설명서'를 통해 이번 선거의 판세를 가늠해본다.

[[the300][4·29 재보선 지역구 사용설명서②]광주 서구을, 제1야당 對 개혁파 중진 2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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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18 민주화운동의 진원지인 광주는 '야권의 심장부'로 불린다. 광주 서구을 역시 1973년 구제(區制) 실시로 서구가 개청한 이래 보수진영이 단 한 번도 집권한 적이 없다.

서구는 광주 5개 구 중 중심부에 위치한다. 면적은 46.73㎢로 광주시 전체의 10분의 1에 못 미치지만 인구는 지난해 10월 기준 31만1439명으로 광주 전체 인구(147만7780명)의 5분의 1을 초과한다. 시청사가 입주한 광주행정의 중심지로 금당산과 송학산 등 자연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광주 서구을 선거구는 상무2동, 화정3·4동, 서창동, 금호1·2동, 풍암동이다. 인구수는 15만9000여명(선거인수 12만3000여명)으로 서구갑과 비슷하지만 면적은 훨씬 넓다. 서구갑에 단독주택지가 많은 반면 서구을은 신도시 조성으로 아파트 밀집지역과 농촌지역이 혼재돼 있다.

광주 서구을 지역구는 1988년 13대 총선에 처음 서구갑·서구을로 분리된 후 15~16대까지 다시 서구로 통합되고 17대에 이르러 다시 서구갑과 분리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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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광주 서구을은 광주 출신의 진보인사 정동채 전 의원이 장기 독식했다. 정 전 의원은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새정치민주회의 소속으로 서구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17대까지 3선에 성공한다.

그는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 비서실장, 노무현 대통령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호남정치'의 대를 잇는 인물이다. 참여정부에서 문화관광부 장관까지 지내고 2014년부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등 여전히 광주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야당이 열린우리당과 새천년민주당으로 분당된 17대 총선에서는 정 전 의원이 득표율 51.6%로 당선되고 김영진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35.1% 득표로 2위를 차지했다. 두 명의 득표율을 합하면 85%가 넘을 정도로 야당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임을 알 수 있다.

18대 서구을은 17대에 석패한 농림부장관 출신의 김영진 전 의원이 차지한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19대 총선 당시 야권연대에 따라 민주통합당이 서구을에 통합진보당 1석을 양보하면서 하루아침에 지역구를 빼앗기게 된다.

19대 총선에서는 오병윤 전 의원이 당선됐다. 이번 보궐선거는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이 통진당 해산 결정을 내림에 따라 치러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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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번 재보선에 내세운 조영택 후보도 '전략 공천'의 희생양이다. 조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서구갑 지역에 출마해 당선된 현역 의원이었지만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이 서구갑 지역을 여성공천지역으로 할당해 공천에서 배제됐다. 조 후보는 이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박혜자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광주는 우리나라 고도성장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배제된 탓에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정치적으로 소외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탄압받은 '호남정치'를 일으킨 상징적 인물로, 지금도 광주 시민들의 정치적 선택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에도 천 후보와 조 후보측은 자신이 'DJ정신'의 계승자라며 'DJ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정치적 자의식이 강한 광주 시민들은 진보·개혁적 성향을 지녔으며 '전략적 투표'를 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랫동안 야권에 몰표를 던져왔지만 광주에서도 서구지역은 경우에 따라 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야권연대의 후보로 나선 오병윤 통진당 후보에 맞서 40%에 가깝게 득표해 주목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후보는 그런 의미에서 야당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천 후보는 '호남정치의 부활', '무기력 야당의 심판'을 외치며 야당에 실망한 광주 민심을 정면으로 공략하고 있다.

선거운동 초반엔 각종 여론조사에서 천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조영택 후보를 크게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갈수록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부패정권 심판론'이 탄력을 받으면서 정권교체에 유리한 제1야당에 표를 결집해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금껏 개혁적이고 참신한 정치를 선보인 천정배 후보와 제1야당의 조영택 후보. 광주 서구을 시민들이 이번엔 어떤 역사적 선택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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