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대표, 권토중래’ 여당 잠룡
여권에서는 이번이 ‘김무성 대표의 선거’라는 데 별 이견이 없다. 이번 선거 결과는 지난해 7월 새누리당 대표 취임 이후 9개월의 성적표인 동시에 보수층이 내년 총선을 그에게 맡겨도 될지를 판단하는 잣대다. 여당이 확실히 승리하면 2017년 대선까지 김 대표 앞에는 탄탄대로가 열릴 수 있다. 직함만 ‘대표’가 아니라 명실상부한 ‘보수 진영 대표’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다.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권토중래’를 꿈꾼다. 이들은 재·보선을 ‘힘을 회복해 다시 쳐들어 갈 기회’로 보고 지역에서 ‘후보 도우미’를 자처했다. 지난해 6월 경기지사 퇴임 이후 ‘보수혁신’ 임무를 맡았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는 김 위원장은 경기 성남에, 무상급식을 주민투표에 부쳤다 역풍을 맞고 외국을 떠돌던 오 전 시장은 관악을에 ‘전직 단체장’의 명예를 걸었다. 이를 징검다리 삼아 여권 핵심으로 우뚝 설지, ‘고만고만한 잠룡’ 대열에서도 탈락할지가 걸려 있다.
여당 유일의 호남 지역구 의원인 이정현 최고위원은 두 차례 낙선한 광주 서을에서 “광주 시민들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저는 쓰레기”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여당 후보가 당선되면 이 최고위원도 ‘재활용’돼 재탄생하겠지만, 득표율이 현저하게 낮을 경우 진짜 버림받은 존재가 된다.
■ ‘추종불허, 와신상담’ 야권 재편
이번 선거는 야권에 더욱 중요한 선거다. 4개 선거구 가운데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선거가 치러지는 3군데는 전통적 야당 강세 지역이다. 지난 2월 당 대표에 오른 이후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려온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에게는 ‘실력’을 보여줄 기회인 동시에 ‘거품’처럼 인기가 꺼질지 모르는 위기다. 확실한 승리를 따낸다면 여야 통틀어 ‘추종불허’ 대선주자로 급부상하겠지만 패배 시 책임론 부담도 그만큼 크다.
대선 라이벌이자 협력자였던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일단 ‘선당후사’를 내세웠다. 사실상 ‘지분인정’을 요구하며 문 대표 지원을 주저했던 동교동계와 물밑에서 ‘암중모색’ 중인 친노들과 달리 안 전 대표는 거리유세에 동행하는 등 ‘일단 돕고 훗날을 도모하자’는 계산이다.
‘둥지’인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직접 선거에 뛰어든 정동영·천정배 전 의원은 ‘새(鳥)정치’라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와신상담’ 재기를 벼른다. 각각 통일부·법무부 장관을 지낼 당시의 ‘고토회복’을 꿈꾸고 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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