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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안심전환대출 시장왜곡 우려.. 은행 시장 "안심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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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전환대출이 금융시장의 한 축인 채권시장의 질서를 흔들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은행들이 40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을 주택저당채권(MBS)로 메워야 하는 만큼 단기물 품귀현상에 따른 금리 충격이 불가피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채권시장의 핵심 인프라인 MBS시장이 고사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전망까지 있다.

31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안심전환대출 40조원을 MBS로 메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정책에 따라 은행들은 기존 변동금리대출을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할 예정이다. 은행은 이를 주택금융공사에 양도한다. 주금공은 이를 기초자산으로 MBS를 발행하고 이를 다시 은행이 매입하게 된다.

문제는 MBS 발행 및 유통시장 여건이 좋지 않다는데 있다.

우선 은행들의 입맛에 맞는 물량도 많지 않다. 통상 은행들은 3년 이하의 콜(call)옵션이 없는 MBS를 선호한다.

현재 전체 MBS 발행물 중에서 3년 이하 비중은 40%가량이다. 이 비중대로 올해 발행되는 3년물 MBS는 22조원(전체 발행물량 55조원의 40%) 규모로 추산된다. 이를 은행이 모두 사들이더라도 18조원(안심전환대출 40조원-22조원)이 부족하다.

은행들이 5년(전체 발행액의 80% 비중)물까지 모두 사들인다면 최대 44조원의 MBS 조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은행들이 전량 가져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주택금융공사의 특혜(우선배정 방식)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시장에 유통되는 MBS물량이 워낙 적다. 2014년 기준 MBS 유통량은 23조원 규모다. 한 달에 2조원, 하루 900억원에 불과한 수준이다.

은행들이 MBS로 전환무량을 메운다 해도 걱정은 남아있다.

MBS의무 보유기간은 1년이 지나면 은행들이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 때문이다. 은행입장에서 MBS는 다른 대출자산에 비해서 수익률이 떨어진다. 특히 미국 금리인상 이후 국내 금리도 오를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어 만기가 긴 MBS를 유지할 유인은 더욱 떨어진다.

채권시장에서는 단기물 부족으로 수급상 스퀴즈(유통물량이 부족한 채권을 매집해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 현상이 나타날수 있다고 우려한다.

동부증권 문홍철 연구원은 "수급상 스퀴즈가 우려된다"면서 "은행 입장에서 5년 MBS 매입을 꺼리겠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는 만큼 5년 이하 MBS의 가격이 매우 고평가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최종원 연구원은 "앞으로 발행될 MBS 단기물(23조원 추정)과 기존 유통 단기물(18조7000억원)을 고려할 때 은행이 매입해야 할 40조원규모의 MBS는 절대적으로 크다"면서 "은행이 단기물을 매입하는 시점에서 단기금리를 중심으로 일시적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금융시장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

문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금융정책은 반복적으로 금융권, 더 나아가 금융의 인프라 자체를 볼모로 한다"면서 "은행의 경쟁력 약화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금융소비자에게 주는 잘못된 시그널, 채권시장의 중요한 인프라인 MBS시장이 고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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