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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안심전환대출에 ‘판정패’… 수익공유형 모기지 출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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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당시부터 ‘변동금리’ 논란

국토부 “주기 늘리는 방안 검토”

국토교통부가 주택경기 부양을 위해 야심차게 내놨던 ‘시중은행 수익공유형 모기지’가 금융위원회의 ‘안심전환대출’과 엇박자를 내면서 언제 출시될지 모르는 처지에 몰렸다. 정부 부처 간 충분한 협의 없이 정책을 추진하다 혼선을 빚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30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시중은행의 수익공유형 모기지 상품 출시를 연기하기로 했다”면서 “출시 시점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수익공유형 모기지 상품은 지난 1월 국토부가 발표할 때부터 논란을 빚었다. 우리은행이 자체 은행 자금에서 대출하는 형태로 연 1%대 수익공유형 모기지를 변동금리로 내놓겠다는 건데 당시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꿔 가계부채의 위험을 줄이려던 금융위의 구상과 어긋났기 때문이다. 당시 국토부는 “금융위와 협의를 했다”고 했지만, 금융위는 “정식으로 협의하지 않았다”며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국토부가 주택기금으로 운영하는 상품이 아니라 시중은행 상품에 직접 손을 댄 것이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금융위는 최근 기존의 주택담보대출을 연 2%대 고정금리로 갈아타게 해주는 대신 원금을 함께 갚도록 한 ‘안심전환대출’을 내놨다. 금융위로서는 가계대출 원금이 줄어야 정책성과를 낼 수 있는데, ‘빚내서 집 사라’는 시중은행 수익공유형 모기지가 인기를 끌면 정책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 지금은 ‘안심전환대출’이 나흘 만에 20조원이 나가면서 금융위가 ‘판정승’을 한 형국이다.

결국 국토부는 수익공유형 모기지의 출시를 5월 이후로 미룬 채 수정작업에 들어갔다. 국토부 관계자는 “금리 변동 주기를 3개월에서 6개월이나 1년으로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일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대로 떨어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어느 수준으로 해야 할지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강조해온 유일호 신임 장관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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