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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정책목적 위해 '형평성' 희생...안심전환대출 후폭풍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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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조원 합쳐도 전체 대상금액 112조원의 36%불과..못받는 사람 불가피

논란 잠재우려면 상시 전환상품 불가피..그러나 금리혜택 같이 줘야해 은행 역마진 우려

뉴스1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금융위원회에서 "안심전환대출 추가 공급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5.3.2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송기영 기자,문창석 기자 = 안심전환대출의 예상밖 신청열기에 정부가 부랴부랴 20조원을 더 풀었다. 그러나 1·2차분을 합쳐도 전체 신청대상 금액의 36% 수준에 불과해 대출을 받고 싶어도 못받는 사람이 불가피해졌다. 사실상 정책목적 달성을 위해 형평성을 희생시킨 모양새다. 전환을 자연과정에 맡겨두지 않고 금리혜택이라는 모르핀을 급하게 주사한 결과다.

이에 따라 보완책으로 비슷한 종류의 상시전환상품을 마련하는 등 후속 보완조치가 있지 않는 한 두고 두고 논란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안심전환대출을 추가로 20조원을 풀어 총 40조원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1차 한도 20조원이 조기 완판되면서 추가 공급을 결정한 것이다.

1차 공급 때 신청하지 못한 대출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

30일부터 추가로 공급되는 2차 안심전환대출은 1차와 대출 조건이 같다. 다만 일부 신청 방식이 달라졌다. 우선 30일부터 4월3일까지 5영업일만 신청을 받으며 추가 한도인 20조원에 미달하더라도 판매는 중단된다.

만약 2차 신청에서 추가 한도 20조원이 소진되지 않으면 신청자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추가 신청액이 20조원 한도를 초과할 경우 집값이 낮은 대출부터 배정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신청대상중 일부 사람만 해주겠다는 차별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에 따라 방식이 다소 변경되긴 했지만, 결국 2차 신청도 선착순과 사실상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 20조원 추가 공급이 끝나면 더이상 안심전환대출 판매를 안한다고 못박았다. 이번에 신청 대상에서 탈락했거나, 신청을 하지 못한 대출자들은 안심전환대출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1차 신청자가 먼저 발빠르게 신청했다는 이유로 혜택을 보게되고 한발 늦은 사람은 대상에서 빠질수도 있는 형평성 문제가 근원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 조건이 되는 사람들에게는 왜 항상적인 기회가 주어지지 말아야하는지 그것도 잠재적 시비거리다.

꼭 안심전환대출이 아니라도 비슷한 상품을 해달라는 대출자의 수요가 끊임없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장금리가 들먹일 경우 그 압박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또 상품에 부부합산으로 일정연봉 이하로 소득기준을 들이댄 것이 아니어서 처음부터 초과수요 가능성이 컸다. 소득기준을 적용하려다 복잡해져서 못한 모양새다. 대략 연봉 6000만원 이하, 대출액 3억이하가 주류라고 보고 수요를 거기에 기댔다. 그러나 나머지 사람들이 비록 신청안했다고 수요가 없다고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뉴스1

2015.03.30/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이번 안심전환대출 신청광풍을 몰고 온 원인은 금리특혜다. 사람들은 안심전환대출 금리가 연 2.5~2.6%이라는 데 꽂혔다. 이는 기존 은행권 고정금리 대출은 물론 비슷한 구조의 주택금융공사의 최신 보금자리론 금리 연 2.85~3.1%보다도 낮다. 갈아타면 중도상환 수수료도 면제됐다. 한국은행 3월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폭을 선반영한 탓이란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시장금리가 더 낮아져 일반 고정금리대출 금리가 이정도 수준으로 낮아지지 않는 한 시비는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않다. 은행들이나 주택금융공사가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한국은행의 3월 기준금리 인하폭을 완전히 반영하려면 최소한 보름이상 남았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3월 코픽스 금리가 4월 15일 공시되기 때문이다. 만약 그때가서도 은행들과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금리가 안심전환대출금리 보다 높으면 두고 두고 대출자로부터 원성을 살 가능성이 많다.

금융위는 안심전환대출 수요가 40조원 이내로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20조원을 추가로 공급하면 할만한 사람은 다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금융위 생각이다. 그러나 그것이 적중할 지는 알 수 없다. 아직 안심전환 대출의 금리메리트가 있어서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안심전환 대출의 대상이 되는 은행권 담보대출은 112조원이다. 지난해 9월말 현재 은행권 전체 주택담보대출 294조원중 요건에 맞는 것을 추려내면 이정도 된다는 것이다. 40조원은 112조원의 36%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고정금리·원금분할상환 상품으로 언제든지 갈아탈 수 있는 상시 상품을 준비해 연착륙을 유도해야할 필요성이 커졌다. 안심전환대출 2차 신청이 끝난 후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금리부터 인하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시중은행들에게도 상시상품을 요구할 수 있지만 이미 안심전환대출 금리가 낮게 잡히는 바람에 은행에 추가적인 역마진이 우려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안심전환대출은 연체가 없고 원리금 상환이 가능한 계층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가계부채에 허덕이는 대출자들은 혜택을 받지 못했다"며 "결국 총 40조 한도 내에 들지 못하는 대출자들은 금리 역차별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ck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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