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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르포]안심전환대출 출시 첫 날, "2%대 금리 기회, 잡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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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 "1시간 이상 기다려도 좋아...2%대 금리로 대출 갚을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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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KB국민은행 마포지점에서 김용운 기업여신팀장(오른쪽)이 고객에게 안심전환대출을 설명하고 있다/사진 = 이복진 기자



아시아투데이 이복진·윤복음 기자 = “나라에서 준 기회인만큼, 잡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도가 있는 만큼 다들 마음이 급해 일찍부터 와있었던 것 같습니다”

24일 오전 8시 58분, 서울 마포구 국민은행 마포지점 앞에는 이 모씨(47세·남)를 포함해 10여명의 고객들이 은행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목적은 거의 같았다. 이날부터 출시되는 안심전환대출을 받기 위해서였다. 이 모씨는 오전 8시 40분부터 기다린 반면, 어떤 고객은 오전 7시부터 기다렸다고도 했다.

오전 9시. “안심전환대출 때문에 오신 분들은 이쪽으로 오세요.” 안심전환대출 전담 직원들이 어깨에 노란띠를 두른 채 고객들을 맞았다.

해당 지점에는 일반 창구 외에 안심전환대출 전담창구가 2개가 마련돼 있었다. 번호표를 뽑는 것 부터 안심전환대출 대상자인지 확인하는 것까지 3명의 전담직원이 고객을 맞이했다.

김용운 국민은행 기업여신팀장(부지점장)은 “오픈하기 직전까지 직원 교육을 했다”며 손에 들고 있는 두툼한 질문지를 보여줬다. 그는 대기하고 있는 고객의 신분증을 받아 대출 대상자인지 아닌지 미리 확인하도록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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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국민은행 기업여신팀장(왼쪽)이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상품과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 = 이복진 기자



이 모씨는 5년 전, 4.61%금리로 주택담보대출(코픽스 연동)을 받았다. 이 모씨가 받은 대출 금리는 현재 3.6%정도다. 그는 “30년 만기로 대출을 받아서 매월 200만원씩 이자만 갚아왔다”며 “거치기간이 끝난 후 원금 일부를 상환하니 한 달에 140만원씩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2%대 금리로 나온 안심전환대출 신청을위해 어제 미리 서류를 다 준비했다”며 “그동안 대출 금리가 너무 높아 이자갚느라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남편과 함께 은행을 찾은 김 모씨(41세·여)는 한 시간째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김 씨 외에도 13명의 고객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번호표를 뽑아 대기하는 고객들은 계속 늘어났지만 대출 신청을 완료해 창구를 빠져나가는 고객들은 없었다. 오전 10시가 넘도록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완료한 고객은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고객 1명당 기본으로 1시간 이상이 걸렸다.

대기 시간이 점점 늘어나자 한 고객은 “오늘 같은 날은 전담 창구를 많이 만들었어야 하지 않았냐”며 볼멘 소리를 했다. 김 팀장은 “시간이 급하신 분은 일단 이쪽으로 오세요”라며 비어있던 창구를 급히 안심전환대출 전담으로 변경해, 직접 고객들의 신분증과 서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오전 10시 15분. 드디어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한 첫 고객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고객은 “5일전에도 전화로 상담을 했는데, 아직 세심한 지침이 안내려왔다고만 설명했다”며 “오늘와서 신청을 해보니 은행들이 너무 준비 없이 무작정 실시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외환은행 마포지점에서는 임은수(57세·여)씨가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완료했다. 임 씨는 3년전 4.23%금리로 1억9000만원을 대출 받았다가 2%대 안심전환대출이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오랫동안 준비해왔다. 임 씨는 “기존 금리보다 싼 2.5%정도의 금리로 신청했다”며 “수수료를 내지 않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서 사람들이 많이 몰릴 거라고 해서 김포에서 일부러 대출을 신청한 지점(마포)까지 왔다”고 덧붙였다.

안심전환대출은 본인이 대출받은 은행이라면 어떤 지점이든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기존에 대출받은 지점에서 새롭게 신청하는 지점으로 서류를 보내는 절차가 있어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오전 11시가 다 되도록 한 지점당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완료한 고객은 5명도 채 되지 않았다. 국민은행 여의도 지점에서는 대기표를 뽑았다가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신청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발걸음을 돌린 고객들도 적지 않았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는 오후 6시까지 안심전환대출 승인 2만6877건, 승인액은 3조3036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일부 지점의 전환신청 작업이 끝나지 않아 이를 마감하면 승인신청 건수는 3만건, 승인액은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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