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8 (금)

안심전환대출 "다 팔릴라"…고객들 '잰걸음'·은행도 '비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종합)안심전환대출 신청 첫날..조기 소진 우려에 객장 북적]

머니투데이

윤종규 은행장이 24일 오전 여의도영업부에서 고객에게 KB안심전환대출을 설명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이 출시 첫 날인 24일 16개 시중은행 영업점 창구는 일찍부터 상담·신청을 위한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웬만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도 낮은 연 2%대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출시에 은행은 물론 소비자들까지 비상이 걸렸다.

일부 은행 영업점에선 오전 9시 문을 열기 전부터 고객들이 대기하는 진풍경이 펼쳐졌고, 은행원들도 평소 오전 영업시간과 달리 밀려드는 고객들을 응대하느라 진땀을 빼는 표정이었다. 다만 영업점 개점 직후에 비해 오후 중엔 상담과 신청이 줄며 점차 차분해지는 모습이었다.

◇안심전환대출 '동날라'...조기 소진 우려에 오전 방문자 급증

이날 오전 9시 서울 종로구 NH농협은행 광화문금융센터에는 문이 열리자마자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려는 인근 직장인들이 방문했다. 객장이 문을 연 직후 20여분 동안에만 5명의 고객이 찾아와 안심전환대출 신청 접수를 완료했다.

인근 직장에 다니는 한 신청자는 "어제 신청 자격 등에 대해 미리 상담을 받았고, 조기 소진될 수 있다고 해서 아침 일찍 방문했다"며 "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떨어진다해도 크게 떨어질 것 같지 않은데다 어차피 원금도 함께 갚아나갈 계획이었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점도 부담을 덜어줬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엔 안심전환대출 전담용으로 만든 3개 창구가 꽉 찬 채로 개장 후 한시간만에 약 10명의 고객이 상담을 받았다.

서울 동작구에 살고 있다고 소개한 유모(55)씨는 "기존에 3억원 정도 대출을 받았는데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 같아 신청했다"며 "빨리 소진이 될 것이라고 해서 놓치지 않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은행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종로 지점에는 오전 10시30분쯤까지 100번대 이상의 대기 번호표가 나가기도 했다. "평소 이 시간대는 볼 수 없는 번호"라는 게 직원들의 전언이다.

서울 중구 다동 씨티은행 본점에는 도심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오전 중 안심전환대출 전담으로 마련된 4개 창구에 상담과 신청을 위해서만 40명이 몰렸다.

이날 시중 은행들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경기도 고양시 등 아파트 단지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안심전환대출 상담과 신청을 위해 지점을 찾는 방문객이 몰렸다.

일부 아파트 밀집지역 지점에선 상담을 기다리는 데만 한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대기시간이 길어진 일부 지점에서는 고객들이 항의하고, 직원들이 "평소보다 고객이 많다"고 설득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은행들 전담창구·인력투입 '비상'...금융당국도 현장 챙기기 나서

은행원들도 비상이 걸렸다. 한 은행원은 "한도가 소진되면 고객들이 원해도 팔 수 없기 때문에, 고객들의 갈아타기 의사를 확인하는 즉시 주택금융공사 승인을 신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시중 은행들은 전용 전담창구를 설치하고 본부 지원단을 꾸리는 등 인력 부족에 대비해 '비상' 모드였다.

KB국민은행은 안심전환대출 전담창구를 지정하고 창구에 내점하는 고객의 대출 가능여부를 전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대응책을 내놨다.

또 본점 직원 총 180명을 신상품 출시로 인해 혼잡이 예상되는 영업점에 파견하고, 40명을 편성해 영업점 혼잡 정도에 따라 지원하는 등 영업점에 인력지원도 실시했다.

NH농협은행도 전용 상담창구를 운영하고 상담창구 혼잡을 막기 위해 별도의 순번 대기표를 배부했다. 이와 함께 개인고객부 직원 15명으로 구성된 안심전환적격대출 비상상황실을 만들어 매시간 실적파악 등을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은 일부 영업점에 상담이 몰리는 상황을 대비해 전화상담을 대체할 수 있도록 본부직원 20명으로 구성된 대책반을 꾸렸다. 특히 노원, 석계 등 아파트 단지 밀집지역의 경우 인근 지점에서 인력을 확충 받는 등 지점별로 탄력적인 인력 운용을 실시했다.

금융당국도 비상 대응 체제다. 금융감독원은 직원 60여명을 현장에 투입해 민원을 곧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지방분원도 총동원해 대응했다. 금융위는 담당 국장을 비롯해 직원들이 직접 현장을 돌아보며 상황을 체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23일 은행장들 회의에 고객들 불편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했다"며 "일부 지점에서 장시간 대기하는 고객들이 있지만 비교적 순조롭게 대출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현재 안심전환대출 승인액은 2조1502억원(총 1만7020건)으로 집계됐다. 현재 추세대로면 출시 첫날인 이날 3조~4조원 정도가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진경진 기자 jkji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