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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3D프린터로 만든 전기車 연내 선봬…`업그레이드 드론` 즉석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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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기술, 세상을 바꾼다 ◆

매일경제

3D프린팅 기술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우주정거장에서 주요 부품을 직접 만들어 우주인들의 임무 수행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부품 일부는 이미 3D프린터로 제작되고 있다. GE의 항공기 엔진 모형 및 실제 3D프린터로 제작한 부품(작은 사진ㆍ왼쪽부터). [사진 제공=GE]


미래 삶의 모습을 바꿀 기술로 평가받는 3D프린팅. 2012년 다보스포럼에서는 이 기술을 10대 유망기술 중 하나로 선정했고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3D프린팅을 3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기술 중 하나로 소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초 국정연설에서 3D프린팅이 거의 모든 제품의 생산 방식을 바꿀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매일경제신문은 글로벌 기업 GE(제너럴일렉트릭)와 함께 '혁신기술, 세상을 바꾼다' 기획시리즈를 시작한다. 사람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미래 첨단기술의 현재를 짚고 미래를 내다본다. 첫 회에 소개할 기술은 3D프린팅이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3D프린팅의 잠재력에 일찌감치 주목하고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3D프린팅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조만간 3D프린터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제품을 찾기 힘들 수도 있다.

정밀하고 고온과 고압에 견딜 수 있는 항공기 부품 제조는 3D프린팅의 새로운 유망 영역 중 하나다.

세계 항공기 엔진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GE는 3D프린팅을 이용해 엔진 노즐을 생산하고 있다. GE는 3D프린팅 기술이 가져올 생산 혁명의 미래를 가장 먼저 간파하고 항공은 물론 자동차, 해양조선플랜트, 헬스케어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투자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엔진 노즐은 1300도 고온에 견디며 엔진 내부 압력을 높여 추진력을 얻게 하는 항공기 핵심 부품 중 하나다. 기존 제조 방식으로는 20단계에 달하는 제조공정을 거쳐야 하고 부품들을 이어 붙여야 해 고장이 자주 나곤 했다. 하지만 3D프린터를 이용하면 한번에 고품질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GE는 단기적으로 엔진 노즐 생산량을 연 3만5000~4만개로 늘리고 2020년까지 10만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항공기 엔진을 제조하는 롤스로이스도 3D프린터로 제트엔진 부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프랑스 에어버스는 2050년쯤에는 초대형 3D프린터로 항공기 전체를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어버스의 미래형 콘셉트 항공기는 커브가 큰 동체와 새의 뼈를 모방한 디자인, 투명한 외관 등 파격적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기존 제조 방식으로는 구현하기 힘든 모양새다.

영국 항공방위산업체 BAE시스템스는 3D프린터로 소형 무인항공기(드론)를 제작할 계획이다. 천재지변 등 상황에서 첨단 3D프린터가 탑재된 항공기가 드론을 현장에 보내 정보를 수집한다. 이 정보는 기내에 설치된 3D프린터로 전송돼 현장 상황에 적합한 드론 부품을 출력한 뒤 로봇 시스템으로 조립 제작해 바로 현장에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NASA(미국 항공우주국)는 우주정거장 등에 3D프린터를 설치해 우주선 장비나 부품을 우주에서 바로 제작해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NASA 측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쏘아 올릴 소형 위성부터 우주선과 로켓 부품을 3D프린터로 만들어내는 실험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 과거 아폴로 13호가 이산화탄소 필터 고장으로 달 착륙에 실패하고 지구로 귀환한 사례를 생각해보면 3D프린터가 위험하고 불확실성 높은 우주인들의 임무 수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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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는 2050년 미래형 항공기를 3D프린터로 제작할 계획이다. [사진 제공= 에어버스]


구글이 내년 초 출시할 50달러짜리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Ara)' 양산을 위해 3D프린팅 기업인 '3D 시스템스'와 손잡고 조립식 부품들을 3D프린터로 찍어낼 계획이다. 사용자 입맛에 맞는 맞춤형 부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오픈소스 자동차 제조기업 로컬모터스는 자동차 부품 전체를 3D프린터로 제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오는 9월 시카고에서 열리는 국제제조기술쇼에서 3D프린터로 제작한 전기차 시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BMW도 3D프린터를 통한 부품 생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드는 3D프린팅 기술을 도입하면서 자동차 제작 기간을 한 달 이상 줄였다.

주택건설 분야에서도 3D프린팅은 새로운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 재료도 플라스틱에서 콘크리트, 신소재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3D프린터로 지은 '3D Print Canal House'가 전시돼 있다. 네덜란드 설계회사인 'DUS Architects'가 올해 지은 이 집은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이동형 3D프린터로만 쌓아올렸다. 오바마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올봄 방문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중국에서도 한 건축회사가 최근 4대의 대형 3D프린터를 활용해 24시간 내 지붕을 제외한 10채의 집을 짓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네리 옥스먼 MIT 교수는 3D프린팅으로 태양광이 건물 내에 투과되는 반투명 콘크리트 제작을 실험 중이다.

인간의 세포조직을 3D프린터로 만드는 바이오 프린팅 기술 역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미 코와 귀, 뼈, 관절, 피부 등 인공 인체 시제품이 선을 보였다.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동생 테오의 후손에게 기증받은 귀 세포로 고흐의 귀를 재현하기도 했다. 심장과 간, 신장 등 복잡한 기능의 장기를 만들어내는 것도 조만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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