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야당 고집때문" 충북도의회도 새누리 '독식'

충남·강원의회 이어 충북도 여당이 '싹쓸이'

균형 깨져 민선 5기 충북도정 험난 '예고'

【청주=뉴시스】연종영 기자 = 충북도의회도 의장단·상임위원장단을 여당이 독식했다.

집행부를 견제·감시하면서 주민의 뜻을 도정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한목소리로 약속했던 여야 의원들이 할 일은 하지 않고 감투싸움에만 몰두한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새누리당 21석, 새정치민주연합 10석으로 구성된 충북도의회는 8일 의장 1석과 제1 부의장, 제2 부의장, 상임위원장 6석 모두 새누리당이 싹쓸이하는 것으로 9대 도의회 전반기 원구성을 마쳤다.

새누리당 의원 21명은 야당의원 10명이 불출석한 상태로 332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부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을 선출했다.

여당 의원만으로 실시한 투표를 통해 제1 부의장엔 20표를 얻은 김봉회(재선·증평) 의원, 제2부의장엔 21표 몰표를 받은 박종규(초선·청주1) 의원이 선출됐다.

이어진 상임위원장 투표에서 의회운영위원장엔 박한범(초선·옥천1), 행정문화위원장엔 임회무(초선·괴산), 정책복지위원장엔 박봉순(초선·청주8), 교육위원장엔 윤홍창(초선·제천1), 건설소방위원장엔 박병진(초선·영동1), 산업경제위원장엔 이양섭(초선·진천2) 의원이 당선됐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의장 1석, 부의장 2석, 상임위원장 6석등 상임 의회직 9석을 독차지했다. 임기 1년의 예결특위 위원장도 새누리당 수중에 떨어졌다.

도의회 개원 이래 어느 한 정당이 도의회 의회직을 싹쓸이 한 사례는 처음이다.

여야는 개원 전부터 4~5일간 7~8차례나 만나 의회직 배분율을 놓고 막후협상을 진행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에 제2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산업경제위원장) 등 2석을 할애하겠다고 제안했고, 새정치연합은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2석을 내놓지 않으면 협조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임시회 개원 첫날 이런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의장만 선출하는 것으로 첫날 일정을 마감했던 여야 의원들은 둘째날에도 좀처럼 종전 태도에서 후퇴하지 않았다.

오전 10시에 개회한 임시회 일정은 두 차례 정회한 끝에 오후 5시가 대서야 속개됐고 이 틈에 여야 대표자들이 만나 접점을 찾으려 노력했으나 간극을 좁히진 못했다.

한때 여당은 제2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에 예결특위 위원장 1석을 더 얹어주겠다는 '2+1' 제안을 했으나 야당은 "예결특위 위원장은 협의대상에서 빼라"며 이를 거부했다.

새누리당에선 '다수결로 결정하는 상황이 되면 같은 당(새정치연합)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부담을 주는 것인데 왜 고집을 부리는지 모르겠다'(윤홍창 의원·제천2)는 등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도의원들은 새누리당의 원구성 회의가 끝난 직후 도청 기자실에서 회견을 열어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상생과 균형의 묘를 살리지 않고 오만과 독선적으로 의회를 끌어가고 있다"며 "통 큰 정치, 상생의 지방정치를 기대했지만 새누리당엔 그런 게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정치연합은 자리를 원한 게 아니라 도민께서 결정해준 의사를 존중해 달라는 것"이라면서 "전체 31명 의원 중 10석을 도민께서 준만큼 의석수에 비례한 3석(부의장 1석, 상임위원장 2석)을 요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의회 체질은 지난 4년간 '야대여소'(새정치연합 25석, 새누리 5석, 통합진보당 1석, 교육의원 4석)였으나 6·4지방선거를 통해 '여대야소'(새누리 21석, 새정치연합 10석)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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