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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안철수계·정세균계, 동작을 전략공천 국면서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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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이상한 결정' vs '불가피한 선택' 강조하며 맞서

'무공천' 이은 2라운드…전당대회 앞둔 기싸움인 듯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동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전략공천을 둘러싸고 안철수 공동대표와 가까운 인사들과 정세균 의원 측근 인사들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정세균 측은 이번 전략공천에 대해 '명분 없는 이상한 결정'이라며 강력 비판하고 있는 반면 안철수 측은 '승리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맞서고 있다.

신주류인 안 공동대표와 구주류인 정 의원은 앞서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놓고도 힘겨루기를 벌인 바 있어 이번 충돌은 2라운드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안철수계파와 정세균 계파가 내년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일찌감치 기싸움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세균 의원과 가까운 전병헌 의원은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의와 명분이야말로 확장성의 동력인 ,이번 동작을 전략은 내용과 절차에서 원칙을 무너뜨려 최악의 상황을 만들고 있다"며 "전략이 필요하다면 차라리 공모자들 중에서라도 할 일이지 국민과 당원의 상식을 뛰어넘은 이상한 결정이다. 반드시 재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전날에도 "동작을은 경선을 해야만 사분오열을 일치단결로 바꿔 승리로 갈 수 있는데 공모를 의미 없게 하려면 뭐 하러 공모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상대의 의표를 찌른 게 아니라 당을 믿고 공모한 공모자들의 의표만 찌른 것은 아닌지 아쉽고 불만스럽다"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정세균 의원과 가까운 최재성 의원 역시 "7·30 재보선에서 광주에 출마하겠다는 기동민 전 서울시부시장을 동작을에 전략공천한 것은 해석이 안 되는 번지 없는 공천"이라며 "기동민! 이 독배 받지 말라. 참된 정치혁신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세균 의원은 전날 서울 동작을에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전략공천됐다는 소식을 접한 직후 성명을 내고 "지난 6·4 지방선거에 이어 지도부의 독단과 독선적 결정이 도를 넘고 있는데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새정치민주연합의 7·30 재보궐선거 후보자 공천 원칙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따지면서 "원칙이 없는 공천은 당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떨어뜨리고 결국 선거의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정 의원과 가까운 이원욱 의원도 같은날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는 광주에 공천신청을 했던 기동민 후보를 서울 동작에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했다"며 "민주적 절차도 무시되고, 풍찬노숙을 지키며 동작을 지켜온 허동준 후보에 대한 예의도 무시된 어이없는 결정이다. 밀실공천의 전형, 이것이 새정치란 말이냐"고 따졌다.

이처럼 정세균계가 일제히 지도부를 공격하자 안철수 공동대표는 물론 그와 가까운 인사들도 반격에 나섰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를 열고 "허동준 후보의 절규하는 모습을 봤다. 마음이 아팠다. 그의 청춘이 그 지역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허 후보에게 기회를 주지 못했다"면서도 "이번 결정을 하면서 나나 지도부 누구도 유불리를 따지지 않았다. 허 후보를 비롯해 준비해온 모든 후보에게 무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안 공동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이번 전략공천을 옹호했다.

안 공동대표의 측근인 송호창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허동준 위원장을 잘 모르는 분들도 상당히 많은 것이고 이번에는 보궐선거는 여름휴가철 한 가운데 있어서 30%대의 아주 낮은 투표율이 예상된다"며 "특히 우리 당의 지지자라고 할 수 있는 20~30대 젊은 분들이 주로 휴가를 많이 가는 철이라 (투표자의)절반이상이 고연령층으로 예측되는 조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후보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출신인 이계안 최고위원도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 통화에서 허 전 위원장을 겨냥, "사적인 연을 바탕에 두고 공적인 공천에 '패륜'이라고까지 말 하는 것은 조금 지나치다는 생각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또 '원칙 없는 공천이다, 사천이다'라며 비판한 정세균 의원에게도 "원칙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당 대표 지낸 분으로서 조금 지나친 말"이라며 "지금 섭섭하신 분들이 많이 있지만 원칙도 없다거나 사천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18대 대선 당시부터 안 공동대표를 도와온 이용경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전략공천은 당연히 필요할 때 해야 한다. 전략공천으로 당의 외연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자체 성장도 중요하지만 도약도 중요하다. 전략공천을 죄악시하시는 분들도 전략공천으로 입문해 당에 기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재보선 전략공천을 계기로 양 계파가 충돌하면서 차기 당권 경쟁 구도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기초선거 무공천 논란 당시에도 양 계파가 정면충돌한 탓에 향후 정국에서 쟁점현안에 관한 당내 토론을 거치면서 이 같은 경쟁구도가 점차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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