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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지방선거 승패 결정 표차보다 무효표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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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언제든지' 할 수 있는 '후보자 사퇴' 규정 탓

아시아투데이 임지연 기자 = 지난 6·4지방선거 투표 결과 무효표가 속출하면서 일부 접전지역에선 무효표의 수가 1·2위간 표차를 넘어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무효표가 가장 많았던 선거는 경기도지사 선거로 그 수가 14만9886표에 이르렀다. 이는 전체 투표 수 515만6691표의 2.9% 수준이다.

또한 부산시장 선거 무효표 5만4016표, 전남지사 선거 무효표 4만7038표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시장 선거와 경북지사 선거의 무효표도 나란히 4만5266표를 기록했다.

이어 울산시장(4만3727표), 경남지사(3만8129표), 전북지사(3만3866표), 충남지사(2만3693표), 광주시장(1만5291표), 충북지사(1만5192표), 강원지사(1만5046표), 대구시장(1만4019표), 인천시장(1만3219표), 대전시장(8165표), 제주지사(5191표), 세종시장(975표) 순이었다.

특히 부산시장·강원지사·충북지사·경기지사 선거 등 접전지역에선 무효표 수가 1·2위 후보간 격차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병수 새누리당 부산시장 당선인과 오거돈 무소속 후보의 표차는 2만701표인데 무효표는 5만4016표였다. 새정치연합 최문순 강원지사 당선인과 새누리당 최흥집 후보간 표차는 1만2137표인데 무효표는 1만5046표였다.

새정치연합 이시종 충북지사 당선인과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간 표차는 1만4963표인데 무효표는 1만5192표였다.

초접전 대결을 보인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당락을 결정한 표차보다 4배에 달하는 무효표가 나왔다.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의 표 차는 4만 3157표에 불과했으나, 무효표는 14만 9886표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처럼 선거 승패의 당락을 결정하는 표차보다도 많은 무효표가 나오고 있지만, 이를 시정할 마땅한 법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통령선거·국회의원선거·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의 사퇴시기에는 어떠한 제한 규정도 없다. 때문에 사퇴를 원하는 후보자는 선거기간 중 ‘언제든지’ 원하는 날짜에 후보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

과거 사전투표제가 도입되기 이전 선거전에서는 현행과 같이 무효표가 두드러지게 많이 발생하지 않은 탓에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도입된 ‘사전투표제도’로 사전투표일 이후 사퇴한 후보자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의 선거권은 결과적으로 침해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과거 사전투표제 도입 전 부재자투표 시절에는 100만명 정도가 투표, 부재자투표 후 선거일에 임박해 후보직을 사퇴하더라도 그로 인한 무효표가 해당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지만, 사전투표가 도입된 이번 선거에는 부재자투표의 5배에 가까운 470만명이 사전투표를 하면서 후보직 사퇴로 인한 무효표도 그만큼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많은 무효표가 유권자의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계속되자, 국회에서 대책 마련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후보자로 등록한 자는 선거일 전 6일까지 사퇴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민 의원실은 “최근 이에 후보자는 실질적인 투표가 시작되는 사전투표일 전일까지 사퇴할 수 있도록 규정해 후보자의 중도 사퇴로 인한 무효표를 방지하고 유권자인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선거결과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개정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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