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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김무성 “박 대통령, 독선에 빠질 기미 있다” 작심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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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인사방식 등 비판…전당대회앞 ‘당심’ 얻기

“권력 2위부터 9위까지 PK, 이게 말이 되나”

“몇 명이서 국정 농간”…김기춘 지칭한 듯


유력한 차기 새누리당 대표 후보인 김무성 의원이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독선에 빠진 권력이라고 규정하지는 않겠지만, 일부 그런 기미가 있다”며 박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다. 7·14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홍원 국무총리 유임으로 상징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일방적인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당 중앙위원 중심으로 이뤄진 ‘미래로 포럼’의 초청으로 강연을 하던 중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독선으로 빠지고, (이 경우) 여러 부작용이 나타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소통이 잘 안된다고 생각하지 않나. 집권 여당의 당 대표가 대통령을 제대로 만나는 모습 본 적 있느냐”고 지적한 뒤 “(이런 문제들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내가 당 대표에 출마했다”고 밝혔다. 당 대표직을 두고 7·14 전당대회에서 서청원 의원과 경쟁하면서 ‘원조 친박’이라고 강조해온 김 의원이 갑자기 박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운 것이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의 인사 방식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드러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무능한 정부 대응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난 정홍원 총리가 유임된 것과 관련해 그는 “대통령의 고뇌에 찬 결정으로 이해한다”면서도 “최선의 방법은 아니고 차차선의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권력 서열 2위부터 9위까지 모두 피케이(PK, 부산·경남) 출신이라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냐”고도 했다.

그는 또한 “몇 명이서 국정을 농간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소위 말하는 친박 실세라는 사람이 자기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김무성이 당 대표에 당선되면 3개월 내에 끄집어내리겠다’고 했다. 정말 기가 막힌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 쪽 관계자는 ‘국정을 농간하는’ 이는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한 핵심 실세 5~6명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참사로 인해 박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커진 새누리당 의원과 당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 중앙위원들은 대부분 이번 전당대회의 투표권이 있는 책임당원들이라, 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득표 전략으로 세운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 쪽 허숭 대변인은 “권력에 대해 건강한 견제가 이뤄지는 게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일이라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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