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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여의도 복귀 김문수, 현충사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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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퇴임 뒤 행보 결심 임박 '관측'

전대 나서면, 경선 구도 통째 '흔들'

【수원=뉴시스】유명식 기자 = 퇴임을 앞두고 새누리당 전당대회 대표경선과 '7·30 재보선' 서울 동작을 출마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김문수 경기지사가 27일 충청남도 아산 현충사를 방문했다.

현충사는 임진왜란 당시 '명량해전'에서 '단 12척의 배로 133척의 왜군'을 물리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사즉생(死即生)' 정신이 서린 곳이어서 당내 기반이 약한 김 지사가 전대 도전 의사를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현충사에 도착, 같은당 이명수(충남 아산) 국회의원과 충남지역 지방의원 등의 안내를 받으며 이순신 장군의 영정에 참배했다.

그는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한참 바라보며 향을 올리고 절했다. 방명록엔 '경기도지사 김문수'라고만 썼다.

현충사를 나온 김 지사는 조선시대 청백리 고불(古佛) 맹사성(孟思誠) 고택(古宅) 등을 버스로 이동해 들른 뒤 상경했다. 김 지사를 초청한 것으로 전해진 이 의원은 "현충사를 방문하지 않은 대권주자가 없었고 모두 기를 받아 잘 됐다"고 덕담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당시 무과를 12위로 합격한 충무공은 애국 애민, 구국을 위한 활동에 누구보다 앞장섰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퇴임을 이틀 앞둔 김 지사가 예정에 없이 현충사 등을 찾은 것은 임진왜란 당시 '명량해전'에서 부하들에게 '사즉생 생즉사(死則生 生則死·죽으려고 나아가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는다)'를 다독였던 충무공의 정신을 되새기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대와 재보선을 두고 고심하던 김 지사가 6·4 지방선거에서 여당에 등을 돌린 충청 민심(民心)을 지역 유력 국회의원과 살피며 충무공의 '사즉생' 의지를 다진 것은 전대 출마에 무게가 실린 행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충무공이 울돌목에서 12척의 배로 10배가 넘는 왜선과 맞닥뜨려야 했던 명량해전의 전야와도 같은 심정이 김 지사의 행보에서 읽힌다"고 했다.

당내 드러나는 지지세력은 많지 않지만 김 지사가 전대에 뛰어들면 '친박(친박근혜)계 대 비박(비박근혜)계'라는 선명한 대결구도로 이어지던 경선 구도 자체가 뿌리째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총리' 후보로 급부상할 만큼, 호의적인 여론을 등에 업은 김 지사가 선거 판도를 '당심(黨心) 대 민심(民心)' 대결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서청원, 김무성 유력 주자들이 혈투를 벌이면서 '계파' 정치에 피로감을 느끼는 당심도 상당부분 흔들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3일 치러진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도 '비박계' 정의화(101표) 의원이 친박으로 분류됐던 황우여(46표) 전 대표를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눌러 이변을 연출한 바 있다.

당시 당 안팎에서는 청와대만 바라보는 친박 주류의 당 운영 방식에 불만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당권 주자들은 김 지사의 전대 출마가 가져올 '이해득실'을 따지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선 김 지사 측과 물밑 접촉, '동작을 전략 공천' 카드를 제안하는 방안까지 논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당권 경쟁에 나선 A의원측 한 관계자는 "김 지사가 전대에 뛰어들면 표면적으로는 친박 의원들에게 유리한 국면이 될 것 같지만 민심이 투영된 김 지사에게 국회의장 후보 경선 때처럼 당심이 쏠려 일대 혼전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김 지사의 측근인 남충희 도 경제부지사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김 지사는 퇴임 뒤 지난날을 반추하며 앞날을 결심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yeuj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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