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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안된단 말만 하는 공직부터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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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인터뷰 l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자

중앙만 쳐다보다 발전 없이 침체

개혁엔 진영도 분야도 따로 없어

잘못된 관행 모조리 고쳐나갈 것

시민 공무원 평가…시정도 참여케

청년들 성장동력 없는 대구 떠나

1년 안에 대기업 유치성과 내겠다


“대구를 확 바꿔놓겠습니다. 대구 개혁에 목숨을 걸겠습니다.”

권영진(51·새누리당) 대구시장 당선자는 23일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이라며 4년 임기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대구의 개혁과 변화’를 꼭 이뤄내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대구는 오랫동안 경쟁 무풍지대였어요. 지도자들은 지역 발전은 뒷전이고, 기득권 유지를 위해 윗사람과 중앙만 쳐다봤죠.”

권 당선자는 오랫동안 변화가 없는 곳에서 경제 침체는 필연적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청년들이 대구를 떠나는 것도 아무런 변화 없이 멈춰 서 있는 지역 현실에서 원인을 찾았다. 이에 따라 그는 공직, 경제, 안전, 교육, 분권 등 5개 분야로 나눠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혁은 시차를 두고 추진할 일이 아니다. 개혁은 진영도 지역도 분야도 규모도 없다. 잘못된 관행과 제도, 부조리와 부정을 모두 바꾸는 것이 개혁”이라고 말했다.

그는 “5대 개혁 가운데 공직 개혁, 다시 말해 시정 혁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은 공무원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이 먼저 바뀌어야 다른 분야도 바뀔 수 있다. 공직 개혁이 안 되면 경제 개혁, 분권 개혁 등 다른 개혁도 안 된다”며 공직 개혁을 개혁 과제의 첫번째로 꼽았다. 또 그는 “민원인들이 대구시청을 찾아가야만 처리되는 일이 너무 많다. 시민들은 애가 타고 불편하고 답답하지만 공무원들은 규정이 없다, 예산이 없다며 안 된다는 말만 한다. ‘안 되는 행정’을 ‘되는 행정’으로 바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과거처럼 사람을 자르는 식의 공직 개혁을 추진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새로운 사고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 시장이 행정을 이끌어가는 기존 방식을 바꾸겠다. ‘나를 따르라’고 말하기보다, 시장인 내가 앞장서서 시민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공무원 평가도 지금처럼 내부에만 맡겨놓지 않고, 시민들의 평가와 감시에 의존하겠다. 시민들이 정책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길도 터놓겠다”고 말했다.

개혁도 중요하지만 대구 경제를 되살리는 것이 권 당선자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그는 “대구는 1970~80년대 섬유산업으로 명성을 날리며 전국 3대 도시의 위상을 세웠다. 하지만 섬유산업이 쇠퇴하고 1997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성장동력을 잃으면서 경쟁력이 떨어졌다. 지역경제가 침체되면서 한 해 1만명 이상의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대구를 떠나고 있다”며 대구 지역경제의 현실과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미 그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6·4 지방선거 때 대기업 3곳 유치, 중소기업 300곳 육성, 중견기업 50곳 육성, 일자리 50만개 창출 등을 뼈대로 하는 ‘3355 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조금 무리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목표를 약간 높게 세워놓고 강하게 밀어붙일 생각이다. 대구 교통망은 사통팔달로 뚫려 있다. 달성국가산단, 첨복단지, 수성의료지구 등 공업용지도 많다. 여기다 대학이 많아 좋은 인적 자원도 확보돼 있다. 여러 조건이 두루 갖춰져 있다. 이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여러 절차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기업 지원 체제를 갖추고, 시장이 직접 기업의 애로사항을 챙기겠다. 공동체의식이 강한 점도 우리 지역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3355 공약’의 핵심인 대기업 유치에 대해 그는 “예전 시장들도 대기업 유치에 안간힘을 쏟았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오히려 있는 기업도 못 지켰다. 삼성만 쳐다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나는 1년 안에 꼭 대기업을 유치하겠다. 시민들이 어렵다는 말만 하고 패배주의에 젖어 있다. 기업인을 존중하는 문화와 환경을 만들어 반드시 대기업이 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선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 의향을 타진하고 있는 기업이 있지만 이름을 밝힐 수는 없다. 지금은 대규모 설비가 투입된 대기업의 장치산업 라인을 대구로 옮기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투자할 새로운 분야를 찾고 있기 때문에 유치 가능성이 높다”며 말을 아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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