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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충북도민협 결국 '중부고속도로 확장' 명분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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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측 빠진 '반쪽 토론회'서 제2경부고속도로 '성토'

제2경부고속도로 공약 걸었던 새누리당 "좌시 않겠다"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6·4 지방선거 때 충북 최대 쟁점이었던 새누리당의 서울∼세종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공약과 관련 충북도가 23일 주최한 '범도민 토론회'는 결국 제2경부고속도로 찬성론자들이 빠진 채 이시종 지사가 반박 공약으로 내세웠던 '중부고속도로 확장' 명분쌓기용으로 그친 모양새다.

이날 초청 대상이었던 새누리당 도의원 당선인들이 참석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이 토론회는 학계·시민단체 관계자 20여명만 참석한 '반쪽 행사'로 치러졌다.

새누리당은 경부고속도로 포화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제2경부고속도로가 시급하다며 지방선거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충북도와 이시종 지사는 KTX 오송역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도내 산업단지에도 타격이 간다며 반대해 왔다.

그러면서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이 아닌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대안 공약으로 내놔 새누리당과 첨예한 각을 세웠다.

이 지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선거 때 뜨거운 논란이 됐던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에 대한 도민 차원의 의견 정리가 필요해 마련했다"며 다양한 견해를 주문했지만 '예상'했던 대로 대부분 이 지사 입맛에 맞는 주장만 이어졌다.

이두영 균형발전지방분권 충북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세종시가 국가발전 선도 거점도시로 조성되고 있는 때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서울∼세종 출퇴근이 가능한 노선을 건설하는 게 타당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제2경부고속도로는 세종시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정부는) 용량 초과 상태인 중부고속도로를 우선 확장한 뒤 향후 제2경부고속도로 타당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성재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상임위원장도 "제2경부고속도로는 세종시를 위한 도로"라며 "우선 중부고속도로를 확장한 뒤 향후 서청주나 증평에서 세종을 잇는 도로 증설을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재봉 충북NGO센터장은 "경기도 구리시에서 출발하는 제2경부고속도로는 (충북을 지나는) 중부고속도로의 수요를 상당부분 앗아갈 수 있는 만큼 중부고속도로 확장이 시급하다는 논리를 개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장선배 도의원도 "제2경부고속도로는 정밀한 경제적 타당성 분석없이 건설 욕구 차원에서 나온 것 같다"며 "중부고속도로 확장 후 충북 남이에서 세종시를 연결하는 도로 건설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발표자들이 한결같이 새누리당의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의 부당성을 짚으면서 이 지사의 공약인 중부고속도로 확장에 동조한 것이다.

새누리당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시종 지사가 도민을 볼모로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하겠다는 심산에서 토론회를 마련했다"며 "이 지사는 허울뿐인 명분 찾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우리는 서울∼세종 고속도로든, 중부고속도로 확장이든 충북과 도민에게 이익이 된다면 초당적으로 도정에 협조할 의사가 있다"면서도 "이 지사가 여론을 호도하며 새누리당을 무시하는 행태를 계속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날을 세웠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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