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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뉴시스 초대석]안희정 충남지사 "공정성 인정받아야 성공한 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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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도민 눈높이 맞추려 무릎꿇기 마다 안해

마음 열고 소통하면 도의회와 문제 없어
도청이전 소외지역 등 불균형 해소할 것"

【홍성·예산=뉴시스】유효상 기자 = 안희정 충남지사가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만 해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보좌했던 무명 정치인이었지만 이번 6·4지방선거 승리 이후 대권 잠룡 반열에 올랐다. 불과 4년만에 이뤄진 일이다.

그는 민선 5기 충남도정을 이끌면서 도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도지사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했다. 자신이 지휘하는 도청 공무원은 물론 도민들을 만날 때마다 항상 예의바르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학생운동권 출신의 좌파, 노 전대통령 측근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보수와 진보를 넘나들며 자신의 정치철학을 전파했고 충남도정에 대한 이해와 참여를 구했다. 행정 역시 도민이 주인되는 도정운영에 초점을 맞췄다. 전임 도지사들이 역점 추진했던 사업들까지 챙기면서 도정의 연속성을 유지해왔다.

민선 5기 기간 그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다. 우선 충남도청을 80여 년만에 대전에서 홍성군 홍북면과 예산군 삽교읍 일원에 조성된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는 대업을 성공리에 마쳤다. 또 3농혁신이란 개념을 도입해 농업에 대한 가치와 위상을 새로 정립했다. 행정혁신에도 나서 공무원들의 일하는 방식부터 개선했다. 주민이 참여하는 행정을 위한 자치분권에도 열정을 쏟았다.

이 모든 일들이 안 지사가 재선 할 수 있도록 견인한 요인이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중에도 도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어려운 현실을 함께 안타까워하면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경청하는데 시간을 할애했다.

겸손하고 예의바른 안 지사의 태도와 진정성을 가슴으로 느낀 도민들은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는 이제 무명 정치인이 아니다. 충남도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도자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

안 지사가 민선 6기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대담을 통해 들어봤다.

- 당선소감부터 한마디 해달라

"2010년에 이어 2014년 안희정을 다시 선택해주신 충남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난 4년간 우려를 씻고 위기를 기회로 삼고 달려왔으니 앞으로 4년 더 열심히 하라는 준엄한 도민들의 뜻이라고 새기고 있다. 지난 민선 5기 동안 3농혁신, 행정혁신, 주민자치, 상생산업단지 등 대한민국의 중요한 과제들을 지방도정에서 도전하고 실천해 왔다. 민선 6기에도 이 과제들을 더욱 구체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지방정부가 대한민국의 당면한 위기를 해결하는데 돌파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겠다."

- 선거기간 중 기억에 남는 일은

"선거운동기간 중에 인사를 다니면 어머님, 아버님들이 '우리 도지사 왔어' 하면서 등을 두들겨 주셨을 때 가장 기뻤고 기억에 남는다. 또 '나는 그동안 그쪽(민주당)을 안찍어줬는데 안 지사 땜에 고민이야'라고 솔직한 말씀을 하실 때 가슴이 뭉클했고 도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 도민들에게 겸손한 선거방식의 배경은

"우리 아버님, 어머님, 형제라고 생각했다. 가족이라고 생각하니까 저절로 마음에서 우러나왔다. 우리 가족문화는 어른들을 공경하고 형제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시장 좌판에서 행상을 하는 어머님 손을 잡으려니까 '더러워, 만지지마' 하면서 뒤로 빼는 모습을 보면서 얼른 손을 잡고 '이 손이 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손이에요'라고 말씀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더라. 이것이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이다. 그 손은 정말 따뜻했고 부드러웠다. 도민들을 존중하고 섬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가는 곳마다 도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꿇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정말 귀중한 시간이었다."

- 재선에 성공한 요인은 무엇인가

"저는 이번 선거기간 내내 영·호남으로 양분된 한국의 지역정당 체제를 깨보자고 호소했다. 이런 구도가 계속된다면 국가에도 해가 되고 충청 또 영원한 3등이라는 질곡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호소가 도민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 하나는 야당이 불리한 지역이지만 도정을 인정받은 젊은 지사의 정치적 성장을 원하는 유권자가 많았던 것 같다. 국가 지도자에 대한 도민들의 열망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는 도민들께서 맡겨주신 도지사 소임을 충실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 성공한 도지사는 어떤 모습인가

"어느 지도자나 마찬가지지만 자신이 이끄는 (지방)정부 조직의 공정성을 인정받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너무 정치적 성향에 따라 특정 편을 든다든지, 편중되게 일한다면 불신을 받게 된다. 지난 4년간 도민들에게 충남도정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민선 6기 역시 이러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이처럼 도민이 도정의 전 분야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주신다면 이는 곧 성공한 도지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민선 6기 정책 방향을 간략하게 소개해달라

"민선 5기에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3농혁신, 행정혁신, 자치분권의 3대 혁신과제를 지속 추진해 일정부분 성과를 내고 결실을 맺도록 하겠다. 환황해의 서해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사업을 도전과제로 정해 추진할 것이고 문화·예술·체육분야와 문화관광산업분야에 대해서는 충남도의 발전동력을 만들어내겠다."

-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이 3분의 2나 돼 견제가 심할텐데 복안은

"도의회는 도민의 대표기관이며 도민의 대변자이다. 지역의 발전을 위한 충정어린 마음을 지니신 분들이다. 마음을 열고 소통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선 5기에도 같은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각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당을 초월해 협력하고 지혜를 모아왔다. 특히 도의회와의 원만한 관계 정립을 위해 (상대방을) 존중하고 대화와 소통을 통해 의견을 폭 넓게 수렴해 나가겠다."

- 충남지역 불균형 해소방안은

"도청이전으로 인해 서남부지역에 소외감과 박탈감이 있다. 도청소재지와의 거리 등 지리적, 경제적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만 해도 2011년말 기준으로 천안시는 58만6000명인 반면 청양군은 3만3000명으로 무려 17대 1의 큰 편차가 있다. 다각적인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시행 중이다. 낙후지역 발전 촉진사업, 제1기와 2기 균형발전사업, 4대 권역별 개발계획 등을 통해 골고루 잘사는 충남도 건설을 견인하겠다."

- 어린 시절에도 정치를 꿈꿨는가

"1964년 연무읍 마산리에서 철물점집 2남 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어려서 눈 오는 날 몰려다니는 동내 개들처럼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놀았다. 이웃마을 아이들과 싸움질도 하곤 했다. 당시에는 귀한 월간 만화잡지를 정기구독했다. 톰소여의 모험을 읽다가 주인공이 소녀와 교실에서 뽀뽀하는 장면을 읽고 부끄러워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고 중학교 때에는 육사를 가서 장군이 될 생각도 했다. 하지만 커가면서 러시아혁명사를 읽고 바른 정치에 대한 철학이 생겨 오늘에 이르고 있다."

- 앞으로 4년 임기동안 도민들과 고민할 화두는

"행정이 연속성을 지니는 게 특히 중요한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민선 5기 동안 도민과의 약속을 위해 계획하고 추진해왔던 서해안 항만 개발 등 도 현안 사업들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사업화 등에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저소득층과 위기가정, 장애인, 여성, 다문화가족 등 수혜계층별 중장기계획을 바탕으로 행복하고 따뜻한 맞춤형 복지를 확대하겠다."

yreport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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