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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이대로 가면 7·30 재보선 참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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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창극 성토장’ 된 새누리 의총

“국민적 분노 일으키기에 충분”

대정부질문서도 비판 이어져


새누리당은 18일 문창극 총리 후보자를 두고 온종일 부글부글 들끓었다. 전날 친박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의 공개적인 사퇴 요구를 계기로 비주류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 시작된 ‘문창극 불가론’이 당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전당대회에 출마한 초선 김상민 의원은 “당 지도부가 문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강행하면 (여론이 악화되면서) 7·30 재보궐선거가 ‘문창극 찬반 투표’가 된다. 결국 새누리당은 선거에서 참패하고 박근혜 정부에 레임덕이 올 것”이라며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함께 전당대회에 나선 김영우 의원도 “문 후보자의 역사관·대외관은 국민적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그는 “대통령의 인사가 잘못됐다는 지적을 설득력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인사청문회는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번 연속 ‘총리 낙마’ 위기를 자초한 청와대 인사시스템의 실패를 청문회 과정에 기록하자는 취지다.

의총 직후 열린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도 새누리당 의원들의 성토는 이어졌다. 옛 친이계 좌장이자 당내 대표적 비주류인 이재오 의원은 “국무총리가 그런 역사관을 갖고 있으면 모든 국정을 그런 사관으로 보게 된다”며 “그러니까 국민들이 반대해서 청문회 갈 것도 없다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초선인 김도읍 의원도 “문 후보자의 언행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그가 총리가 된다 해도 국민대통합을 전제로 한 국가개조를 힘있게 추진하기 어렵다”며 ‘문창극 불가론’을 폈다.

당대표에 출마한 서청원 의원은 사퇴의 압박 수위를 더 높였다. 서 의원은 이날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월드컵 경기를 관람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과 국민을 위해, 현 정부를 위해서라도 이럴 때는 (문 후보자) 본인이 스스로 판단해서 모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게 좋겠다”며 ‘자진사퇴’를 직접 언급했다. 전날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가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회적으로 사퇴를 요구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당권 경쟁자인 김무성 의원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같은 경기를 지켜본 뒤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의 적극적 해명이 부족하다. 그렇게 해명했음에도 국민 여론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대통령과 당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한 본인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며 자진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놨다.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는 불만의 목소리는 더 높다. 이 불만은 무조건 버티고 있는 문 후보자와 그의 거취를 결정하지 않는 청와대를 향한다. ‘미니총선’이 된 7·30 재보궐선거를 한달여 앞둔 가운데, ‘문창극 변수’로 당의 든든한 지지 기반이던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이 최근 뚝뚝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재선 의원은 “6·4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정부를 도와달라’고 해 그나마 선전했는데, 그에 화답하는 정치가 이뤄지지 않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를 의원들은 위험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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