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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일방 진술만으로 보도자료 작성 배포"…경찰관 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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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도의원 출마자 폭행사건 처리 '말썽'

(여수=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경찰이 지난 6·4 지방선거 전남도의원 출마자의 폭행 사건을 조사하면서 피해자의 진술만을 근거로 보도자료까지 작성해 배포했다가 피의자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하는 등 말썽을 빚고 있다.

13일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9시께 여수시 국동의 한 술집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 전남도의회 의원 이모(51)씨를 맥주병으로 폭행한 혐의로 도의원 출마자 이모(47)씨를 입건했다.

경찰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11일 언론에 일제히 배포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건 발생 3일이 지난 이날 현재까지 피의자로 입건한 이씨에 대한 조사를 전혀 벌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피해자 이씨의 진술만을 근거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씨는 맥주병으로 폭행한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상대방의 말만 듣고 경찰이 보도자료를 배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여수경찰서 이모 경위와 피해자 이씨, 언론사 관계자 등 3명을 이날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고소했다.

이씨는 "당시 나의 험담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현장에 찾아가 승강이 과정에서 술집에 있던 물통으로 물을 뿌리다 상대 일행들에게 붙들려 오히려 폭행을 당했을 뿐 맥주병으로 폭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그런데도 경찰은 상대방의 말만 듣고 작성한 내용을 보도자료로 발송하고, 상대방은 그 같은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대량 발송하는 등 명예가 심각히 훼손돼 고소장을 제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수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지난 12일 피의자 조사를 벌이기로 했지만 경찰서에 출두하지 않아 조사를 벌이지 못했다"며 "이씨가 현행범으로 체포될 당시 일부 언론의 취재가 시작돼 파출소의 기초조사 과정에서 명시된 범죄사실을 토대로 보도자료를 발표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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