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지원시스템 도입, 학생 정신건강 챙기겠다"

이석문 당선인 강정마을 찾아 교사·학부모 목소리 들어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왼쪽)이 12일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서는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아 조경철 강정마을회장과 악수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14.6.12. << 지방기사 참고 >> bjc@yna.co.kr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은 12일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 해결을 위해 통합지원시스템을 도입, 강정마을 학생 등 필요한 아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해군기지(민군 복합형 관광미항)가 들어서는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아 강정초등학교와 강정마을회관에서 8년째 이어진 해군기지 갈등으로 인해 지역 학생들이 받는 정신적 상처와 애로사항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강정마을은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기지 건설 찬성과 반대쪽으로 갈라져 오랜 갈등을 빚고 있다. 반대활동을 하다 경찰에 연행·구속되는 사태가 속출하면서 기지를 유치한 주민과 이를 막는 주민과 활동가 등 모두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해군기지 반대 활동이 거세지면 비상 사이렌 소리가 온 마을에 퍼졌고 마을 포구와 기지 건설지 주변에서는 반대 측과 이를 막는 경찰, 해군 측 간 몸싸움이 이어졌다.

마을 어린이들이 수년간 날카로운 대립을 지켜봐 온 터라 주민들의 우려가 컸었다.

강정초등학교 교사들은 "아이들이 사이렌 소리를 너무나 많이 들어서 그런지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소리가 나도 개의치 않고 학교생활을 한다"고 말했다.

또 "1학년 아이 중에는 다른 지역에서 온 많은 낯선 사람들을 보고 놀라 침을 맞는 일도 있다"고 털어놨다.

정은수 교장은 "갈등이 오랜 기간 지속됐지만 해군기지 찬·반을 떠나 학교만은 지키자고 뜻을 모았고, 강정초교는 절대 중립을 지켜오고 있다"며 "어른들의 다툼이 학교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해마다 시행하는 학생 정서·행동 특성검사에서 관심군에 포함된 학생이 지난 2012년 1명이었으며 지난해와 올해는 1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관심군에 포함된 학생도 가정문제로 인한 것으로, 해군기지 갈등과 연관이 있지는 않았다.

이 당선인은 "제주 어느곳에서도 성장기에 이러한 갈등상황을 겪은 아이들은 강정마을을 제외하고 없다"며 "사이렌 소리를 일상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 자체가 결코 정상적인 환경은 아니며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안쓰럽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의원 시절부터 강정에 왔을 때 주민들이 찬반을 떠나서 학교만은 보호하려 애쓰는 모습을 봤다. 우려했던 것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을 하면서도 그래도 한 번쯤 더 살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교육감 선거 때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고 준비해 왔던 게 있다며 통합지원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정신건강 문제는 정신소아과 전문의의 상담과 심리치료, 가정환경과 경제적 문제는 사회복지, 학습과 관련해서는 선생님의 학습지도가 결합이 돼야 한다"며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을 총괄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 담임교사이고 이를 실현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이 통합지원시스템"이라고 말했다.

"강정마을을 포함해 통합지원시스템이 어느 지역, 어느 아이라도 필요하다면 곧바로 적용시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강정초교에 이어 강정마을 회관을 들러 마을 분위기, 학부모 애로사항 등 마을주민의 목소리를 들었다.

한편,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달 22일 6·4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 강정마을을 찾았으나 일부 주민 등의 반발로 주민과의 대화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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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당선인이 12일 제주해군기지가 들어서는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찾아 강정초등학교에서 8년째 이어진 해군기지 갈등으로 인해 지역 학생들이 받고 있는 정신적 상처와 애로사항을 교사들로부터 듣고 있다. 2014.6.12. << 지방기사 참고 >> b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