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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고립무원' 이시종, '정무부지사' 언제 기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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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 "부지사 당장 교체 바람직하지 않아"…9월 등장 가능성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도지사·행정부지사에 이은 충북도의 서열 3위인 '경제부지사'가 내달 1일부터 '정무부지사'로 전환된다.

정무직 부지사를 '경제부지사'로 규정, 기업 유치 등 경제 분야에 전념토록 했던 것이 1년 8개월 만에 본래의 기능으로 환원되는 것이다.

6·4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지만 도의회와 기초자치단체를 새누리당이 장악,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인 이시종 지사로서는 여당과의 초당적 협력, 시민사회단체와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민선 6기 이 지사를 보좌할 첫 정무부지사에 누가 기용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어떤 인물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이 지사의 민선 6기 도정 운용 방향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부지사 직제를 정무부지사로 전환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새 정무부지사가 기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도청 내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선 내년도 정부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충북도는 애초 4조2천억원의 국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중앙부처들이 편성한 예산안에 반영된 충북 관련 예산액은 목표액을 5%가량 밑돌고 있다.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 상정되기 전 최대한 많은 국비를 확보하는 것이 이 지사가 당면한 최대 과제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비 확보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설문식 경제부지사를 내치고, 새로운 인물을 기용하는 것은 시기상 적절치 않다는 것이 도청 공무원들의 한결같은 인식이다.

경제부지사를 정무부지사로 환원하기 위한 조례가 개정되더라도 당장은 설 부지사의 '명함'이 정무부지사로 바뀌는 선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지사도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비 확보 등 시급한 현안이 쌓여 있는 시점에서 경제부지사를 교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혀 설 부지사에 대한 신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민선 6기의 정치 지형이 민선 5기와는 완전히 달라진 만큼 새 정무부지사 기용이 마냥 늦춰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선 5기 때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절대다수 의석을 차지했지만, 민선 6기에서는 새누리당이 도의회 31석 중 21석을 차지, 제1당 지위를 확보했다.

'이시종 저격수'로 유명한 김양희 도의원 당선인을 비롯, 새누리당 의원들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예산 세입·세출 결산이나, 그 한 달 뒤에 시작될 행정사무감사 때 이 지사에 대한 집중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도내 11개 시·군 가운데 통합 청주시를 비롯한 6곳의 시장·군수가 새누리당 당선인들로 채워지는 것도 이 지사로서는 부담이다.

이런 점에서 이 지사는 정부 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가는 오는 9월 중순께를 정무부지사를 내세울 시점으로 잡을 공산이 크다.

정무부지사 등판 시기가 예상 외로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물론 있다.

기왕에 정무부지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한 만큼 굳이 시기를 늦출 필요가 있겠느냐는 얘기다.

이 지사가 충북을 '영충호(영남·충청·호남) 시대의 리더'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만큼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정무부지사 등장이 빠를수록 좋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중앙 부처와도 폭넓게 소통해야 하는 만큼 인맥이 넓은 정무부지사의 기용이 이 지사로서는 시급한 과제라는 얘기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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