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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지인들이 말하는 문창극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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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에 쓴소리 … 대통령에게 할 말 할 사람"

37년 언론 외길, 대표적 보수 논객

기독교 장로 … 부친, 평안도서 월남

소신 뚜렷하고 원칙 중시

인사청문회, 이전과 다를 수도

문창극 총리 후보자는 1975년 중앙일보 기자로 입사해 2012년 말 퇴직 때까지 37년간 신문사 생활을 한 정통파 언론인이다. 사회부를 거친 뒤 79년 이후 주로 정치부에서 근무했으며 정당·청와대 등을 출입했다. 90년부터 3년간 워싱턴 특파원을 한 뒤 94년 정치부장, 96년 논설위원, 99년 미주총국장을 지냈다. 2003년 이후 논설주간·주필 등을 역임하며 오피니언면을 총괄 담당했다.

‘문창극 칼럼’을 통해 줄기차게 보수적 원칙·이념을 강조했던 대표적 보수 논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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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10일 서울대학교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다 사진기자 한 명이 손가락에 상처를 입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진기자는 문 후보를 찍기 위해 기자들이 몰린 상황에서 계단 난간 예리한 부분에 부상을 입었다. 문 후보자가 기자의 손가락을 잡고 지혈해주고 있다. 김상선 기자


문 후보자는 10일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생을 언론인으로 지내고 이제 대학에서 후진들을 가르치며 여생을 보내려고 했는데 갑자기 나라의 부름을 받아 기쁘기보다는 마음이 무겁다”며 “능력도 부족하고 지혜도 모자라고 국정 경험도 없는 정말 부족한 사람이지만 여생을 나라를 위해 바쳐 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아직 총리 후보자에 불과하다”며 “국회의 인사청문회 절차가 끝날 때까지 겸손하게 마음의 준비를 하며 기다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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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자와 기자 생활을 함께했던 이동관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총장은 “올곧고 바른 정통 보수주의자이며 흐트러짐 없이 언론인의 외길을 걸어온 분”이라며 “언론계의 권위 있는 자리인 관훈클럽 신영기금 이사장이 된 것도 문 후보자가 언론계의 존망을 얻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의 선친은 평안도 출신으로 월남해 충북 청주에 자리를 잡았다. 문 후보자의 보수적 컬러는 이런 집안 내력과도 관련 있다는 게 지인들의 전언이다. 기독교 장로인 문 후보자는 가족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해 바쁜 기자 생활 와중에도 가족 행사와 모임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출신인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은 “문 후보자는 언론인으로서 소신 있게 활동했고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던 분인 만큼 박근혜 정부 1기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80·90년대 취재현장에서 만났던 동료 언론인들에 따르면 문 후보자는 자기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하면 취재원들과도 종종 마찰을 빚었다. 권력을 가진 취재원들에게도 쓴소리를 자주 했기 때문이다.

지인들은 “문 후보자는 박 대통령에게도 할 말을 하는 총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회 양상이 과거와는 다소 다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청문회에서의 기본 예의는 지키겠지만 과거의 후보자들처럼 시종 저자세로 나오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권 인사들은 그래서 야당 청문위원이 소신과 다른 답변을 유도하려 하거나 전략적으로 문 후보자를 자극하고 나설 경우 어떤 대응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문 후보자와 서울고 동기인 송광수 전 검찰총장은 “굉장히 성실하고 진지한 타입이었다”며 “일부에서 문 후보자가 ‘극우’ 성향이라고 비난하지만 내가 볼 땐 합리적 보수주의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로 만났던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내가 정무수석 때 청와대 출입기자였는데 기사에 품격이 있고 안목도 돋보였다. 대한민국에 대한 확신과 국가관이 잘 정립된 인사”라고 말했다. 다만 이 전 수석은 “문 후보자가 행정 경험이나 조직을 이끌어 본 적이 없는 부분은 다소 염려된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자는 2008년 신영연구기금 이사장을 맡아 보수·진보 언론 간의 소통을 강화하자는 취지의 ‘벽을 허물자’는 캠페인을 추진했다. 관훈클럽 관계자는 “문 후보자가 지난해 관훈클럽 총무에 진보 성향의 한겨레신문 기자를 선임한 것도 언론계 내부의 벽을 허물자는 취지였다”며 “문 후보자가 보수적 논조인 건 틀림없지만 자기와 의견이 다른 쪽의 목소리도 경청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박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은 없다. 오히려 2011년 ‘박근혜 신비주의’를 비판하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 93년 서울대에서 ‘한·미 간의 갈등유형 연구’란 주제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올해 초에 막내딸이 결혼했는데 주변에 청첩장을 돌리지 않아 가까운 지인들도 혼사를 까맣게 몰랐다. 검증에 관여했던 한 인사는 “문 후보자는 애국·애족과 관련한 칼럼을 많이 썼다”며 “소신과 다른 것에 자신을 위해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병역은 해군장교로 복무했다.

김정하·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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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하.유성운 기자 wormhole@joongang.co.kr

▶김정하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wor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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