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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靑 "공직개혁 추진할 적임"…보수성향 청문회 쟁점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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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리 후보에 문창극 ◆

매일경제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64동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문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여생을 모아서 나라를 위해서 한번 바쳐볼까 한다"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차기 총리 후보로 충청 출신 보수우익 언론인을 '깜짝 발탁'했다.

박 대통령이 문창극 총리 후보를 선택한 것은 수십 년간 신문기자로서 외길을 걸으며 보인 강직함을 바탕으로 언론인 특유의 정무 감각과 비판적 시각을 양 날개 삼아 '국가개조'의 키를 잡아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대표적인 보수성향 언론인이어서 국민 대통합이나 야권과의 소통은 미지수라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부산ㆍ경남(PK) 독식 논란에서 자유로운 충청 출신이고, 직업도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법조인이나 관료가 아니라는 점에서 절묘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특히 6ㆍ4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한 충북 출신으로, 공식 임명될 경우 사상 최초의 충북 출신 총리가 나오는 셈이 된다.

향후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은 역시 보수 극단에 가까운 정치 성향이다. 문 후보자는 2009년 칼럼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과 재산 해외도피 의혹을 제기해 당시 야권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실제 이날 문 후보자 발표 직후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극우 꼴통 세상이 열린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안대희 총리 후보자의 낙마 이후, 실제 야권 출신의 학자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도 한때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여권ㆍ야권을 막론하고 총리 지명을 미룬 이유는 개혁작업을 지휘할 '뚝심' 있는 인물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국민 통합에도 관심이 높긴 하지만 이번 총리 지명의 최우선 덕목은 바로 국가개조와 개혁작업의 적임자를 뽑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 후보자에게 앞으로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국가개조 작업에 집중해 달라는 당부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제 갓 1년여를 지난 정권에서 야권 출신 등 보조를 맞추기 힘든 '2인자'를 쓸 경우 과업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총리 인선를 발표하면서 "문 후보자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 회장과 관훈클럽 총무, 중앙일보 주필을 역임한 소신 있고 강직한 언론인 출신"이라며 "그동안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 대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 온 분"이라고 밝혔다. 또 "뛰어난 통찰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공직사회 개혁과 비정상의 정상화 등의 국정과제를 제대로 추진해 나갈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안대희 후보자 낙마 이후 '정무형 총리→통합형 총리→충청권 총리' 등으로 반경을 넓히며 무려 12일 동안이나 인물군을 물색해오다 결국 문 후보자를 선택했다. 문 후보자가 지난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한때 이사장을 맡았던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발기인 총회에 이사로 이름을 올린 점도 주목된다. 김 실장을 통해서 성품 등은 이미 검증받았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문 후보자가 안대희 전 후보자의 낙마 사례를 딛고 야당의 청문회 검증 공세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특위를 구성하고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청문회 개최는 박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인 6월 넷째주 초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자는 사회부 기자로 출발해 1979년 정치부로 옮긴 뒤 정치부장까지 지내는 등 기자 생활의 대부분을 정치부에서 보내 정무감각이 뛰어나고 워싱턴 특파원과 미주총국장을 지내며 국제감각도 겸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주변과 친화력이 있는 편은 아니라는 평이다.

■ He is…

△충북 청주(66) △서울고 △서울대 정치학과 △서울대 정치학 박사 △중앙일보 사회부 기자ㆍ워싱턴 특파원ㆍ정치부장ㆍ미주총국장ㆍ논설위원실장ㆍ논설주간ㆍ주필ㆍ대기자 △관훈클럽 총무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관악언론인회 회장 △고려대 미디어학부 석좌교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초빙교수 △부인 채관숙 씨와 3녀

[김선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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