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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방북한 빌 클린턴 '행동지침'…"사진찍을때 웃지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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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2009년 미국인 여기자 석방을 위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백악관 일부 참모들이 반대했으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당시 국무장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해 성사됐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 사안의 외교적 민감성을 우려해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김정일과 사진 찍을 때 웃거나 찡그리지 말라"는 요지의 행동지침을 사전 브리핑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출간되는 회고록 '힘든 선택들(Hard Choices)'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비화를 공개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09년 6∼7월 미국의 고위급 특사단이 방북하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두 미국인 여기자를 풀어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들과 함께 논의했다고 회고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처음에는 여기자들이 속한 커런트TV의 앨 고어 전 부통령, 전세계적 인도주의적 활동으로 유명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 1990년대 북한과의 독특한 외교를 경험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방북을 검토했었다"며 "그러나 북한은 이미 특정한 방문객을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바로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고 술회했습니다.

이어 "이것은 놀라운 제안이었다"며 "김정일은 남편 빌이 1994년 김일성 사망 때 위로 편지를 보낸 이후부터 분명한 호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전직 미국 대통령의 구출 작전을 통해 국제적 관심을 끌고 싶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빌은 두 여기자 석방을 위해 방북하기를 희망했고 고어 전 부통령과 여기자 가족들도 이를 원했지만 백악관 일부 참모들이 반대했다"며 "일부는 2008년 대선후보 예비경선과 관련해 빌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은 고위급 인사의 방북이 김정일의 잘못된 행동을 보상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고 동맹국들에 우려를 줄 수 있다고 여겼다"고 소개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그러나 "나는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더이상 얻을게 없는 북한으로서는 여기자들을 석방할 명분이 필요했고 우리로서도 이 문제를 풀지 않으면 북한과 시도하는 모든 노력들이 정지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회고했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에 같은해 7월말 오바마 대통령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직접 이 아이디어를 제기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이것이 우리가 가진 최고의 기회"라는데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클린턴 전장관은 "개인차원의 방북이었지만 빌과 그가 이끄는 방북팀은 평양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충분한 브리핑을 받았다"며 "우스우면서도 중요한 대목은 김정일과 불가피하게 공식 사진을 찍을 때 웃거나 찡그리지 말라고 지침을 내린 점"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이 방북후 공개한 사진을 보니 빌과 방북팀이 적절하게 행동했으며 아무도 웃지 않았다"며 "빌은 나중에 '제임스 본드 영화의 오디션을 하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빌은 여기자 석방을 북한 정권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증거로 생각했지만 이듬해 3월 천안함 사건이라는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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