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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야당에 손내미는 새누리 시도지사 당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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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경기 남경필·제주 원희룡

새정치에 부지사·인수위원장 제안

‘협치’ 평가에 ‘이미지정치’ 의심도


6·4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소속 광역단체장 당선자들이, 경쟁했던 야당 후보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경쟁 후보와의 회동 제안부터 ‘연정’ 실험 제안까지 나온다. 선거에 이긴 쪽이 모든 권한을 틀어쥐는 ‘승자 독식’ 정치구조를 탈피하는 ‘협치’의 실험이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야권 일부에선 진정성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는 9일 언론 인터뷰에서 “‘사회통합 부지사’ 직에 야당 인사를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남 당선자는 ‘작은 연정’을 내걸고 △부지사, 특보 등에 야당 인사 등용 △야당 도의원과의 소통을 위한 정책협의체 정례 운영 등을 공약한 바 있다. 남 당선자 쪽은 “당선 직후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중진 의원에게 ‘사회통합 부지사’로 적합한 인물을 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남 당선자는 도정혁신위원회(인수위원회)에도 야당 인사를 포함시킬 계획을 하고 있다.

원조 소장파인 남 당선자는 본인이 대통령이나 권력 핵심부에 권력 분산과 야당 인사 중용 등을 요구해온 만큼, 스스로 그런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경기도의회가 새누리당 50석, 새정치연합 78석으로 여소야대인데다, 경기교육감도 진보 성향의 이재정 당선자여서 과거처럼 독단적인 도정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배경이 됐다.

야당은 남 당선자의 제안에 대해 “정책 합의부터 먼저 하자”고 역제안했다. 새정치연합의 김태년 경기도당위원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자리를 주겠다는 것은 새정치연합이 다수당인 경기도의회에 대한 대응 카드 정도에 그칠 수 있다. 진짜 상생·통합의 정치를 이루려면 독일에서 연정 할 때 정당간 정책 합의를 한 뒤 내각을 구성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먼저 정책에 대한 합의부터 하자”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자도 9일 선거에서 맞붙었던 신구범 새정치연합 후보에게 인수위원장직을 제안했다. 원 당선자 쪽 강홍균 대변인은 “선거 과정의 갈등을 치유하고 도민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 적임자가 신 후보”라고 말했다. 제주도의회 역시 새누리당 17석, 새정치연합 16석, 무소속 3석의 여소야대 구조여서 통합의 리더십은 필수적이다. 제안을 받은 신 후보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원 당선자는 새정치연합의 정체성을 존중하고, 정책 융합을 하자는 전제를 달고 인수위원장직을 제안한 것”이라며 “전직 도지사를 지낸 사람으로서 후배 도지사를 돕는 것은 충분히 검토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제주도당은 원 당선자의 제안에 대해 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자가 상대당의 인수위원장직을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무엇보다 책임정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일각에선 남·원 두 당선자가 여권내 잠재적인 대권주자임을 지적하며 이들의 ‘통합 제스처’가 ‘이미지 정치’가 아니냐는 의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통합을 명분으로 하고 있어 마냥 거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자(새누리당)는 오거돈 무소속 후보에게 만남을 제의했다. 하지만 오 후보 쪽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새누리당이 우리를 ‘종북좌파’로 몰았다. 진정한 사과 없이 만날 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혜정 이유주현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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