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8 (금)

청 민정비서관에 우병우 내정… 노무현 수사 주역, 통합 역행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개각·청 개편 앞둔 박 대통령 쇄신 의지 ‘바로미터’ 되나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우병우 전 대검 수사기획관(47·사시 29회·사진)을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에 내정했다. 우 비서관은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수사검사로 대통합에 역행하는 인사란 지적이 나온다. 세월호 참사 이후 예고된 내각과 청와대 개편이 국민 눈높이의 쇄신과는 거리가 멀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 청 공직기강·민원비서관 김앤장 변호사 출신 발탁

쇄신 아닌 ‘회전문 인사’ 우려… 야당 “부적절 인사… 경악”


■ ‘노무현 수사 검사’ 발탁

경향신문

우 비서관은 지난해 4월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 탈락한 뒤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대검 중앙수사부 1과장 때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것이 영향을 줬다는 관측이 많았다. 박근혜 정부의 첫 검사장 인사에서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랬던 그가 청와대에 입성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문제를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이중희 민정비서관을 교체하고, 그 후임으로 온 것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에 김기춘 비서실장의 뜻이 반영됐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민정비서관이 1급 자리지만 향후 내각과 청와대 개편을 앞두고 ‘박근혜 인사’를 내다보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우 비서관의 경우 야권으로선 잊을 수 없는 기억인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다. 그래서 대통합과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금태섭 대변인은 “민심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부적절한 인사”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5주기를 열흘 앞두고 나온 이런 소식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으로 물러난 국가정보원 2차장에 공안검사 출신 김수민 변호사를 기용한 것에도 “국정원 개혁은 물 건너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로 대대적인 개각과 청와대 쇄신의 목소리가 크지만 국정운영 방식은 그대로 두고 ‘회전문 인사’가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주 중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뒤 국무총리 후보를 지명하고, 6·4 지방선거 후 내각과 청와대를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 박 대통령의 ‘김앤장 사랑’

박 대통령은 공석인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에 권오창 전 판사(사시 28회), 민원비서관에 김학준 전 판사(사시 31회)를 내정했다. 두 사람 모두 김앤장 소속 변호사다. 민정수석실 홍경식 수석(사시 18회)은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지난 1월 임명된 김종필 법무비서관은 태평양 출신이다. 우 비서관을 제외하면 국내 3대 로펌이 민정수석실을 장악한 셈이다.

김앤장 출신의 잇단 요직 발탁도 눈에 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김앤장 고문을 지냈고,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김앤장의 첫 여성 변호사 출신이다. 청와대 윤창번 미래전략수석이 김앤장 고문이었고,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도 김앤장 변호사였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서동원 공정경제분과위원장, 이기주 방송통신위 상임위원도 김앤장 출신이다.

<안홍욱 기자 ahn@kyunghyang.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