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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광주시장 선거 ‘시민후보’-‘구태정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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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책이슈보다 프레임 대결 치중

새정치 윤장현 ‘관료후보-시민후보’

무소속들은 ‘전략공천-구태정치’

“비전 등 생산적 논의로 전환해야”


광주시장 출마 후보들이 정책 이슈보다 프레임(구도)을 부각하는 데만 힘을 쏟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윤장현 후보는 이번 선거가 ‘관료후보-시민후보’의 승부라는 점을 강조하는 반면, 무소속 후보 등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을 ‘구태정치’로 몰아붙이고 있다.

강운태 광주시장과 이용섭 의원은 ‘낙하산 공천’이라는 프레임을 먼저 들고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강·이 후보와 이병완 후보 등 무소속 진영은 “(전략공천은) 광주 시민들의 자존심을 짓밟은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기습적으로 전략공천을 한 것은 구태정치’라는 프레임은 시민들에게 상당한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새정치, 새인물론’에 원칙적으로 공감하지만, 이번과 같은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영태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87년 6월 항쟁 이후 진화된 정당민주주의에 역행하고, 시민들의 선택권을 훼손하는 행위다”라고 지적했다. 윤민호 통합진보당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밀실공천’과 강운태·이용섭 후보의 탈당 행태를 모두 ‘구태정치’로 비판했다.

이에 윤장현 후보는 ‘시민시장론’이라는 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그는 안과의사를 하면서 한국와이엠시에이 전국연맹 이사장과 아시아인권위원회 이사 등을 맡는 등 ‘시민·인권운동가’로 살아온 이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광주 시민들은 낡고 권위적인 관료 리더십이 아니라 광주정신과 시대정신이 살아있는 광주를 열망하고 있다. 시민만을 위한 첫 ‘시민시장’이 되겠다”고 설득하고 있다. 역대 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4명의 광주시장 가운데 송언종(1회)·강운태(5회) 시장이 관료 출신이었고, 고재유(2회) 전 시장은 구청장을 지냈고, 박광태(3~4회) 전 시장은 3선 국회의원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리명한(광주전남작가회의 고문), 강신석(원로목사), 문순태(소설가), 문병란(전 조선대 교수), 강연균(전 한국민예총 공동대표), 전홍준(광주전남민주동지회 공동대표), 김희택(전 민주평통 사무총장)씨 등 광주 시민사회 원로·대표 64명은 12일 “이번 공천은 그동안 시민사회가 주장해 왔던 개혁공천에 대한 화답이라 생각한다”며 윤장현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전략공천을 둘러싼 찬반 논란과 세 결집 양상이 지속되면서 선거를 불과 3주일 앞둔 시점에서 후보들간 특화된 정책 이슈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어떤 후보도 광주시정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등에 대해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략공천을 물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정책·이슈 제기 등 생산적인 논의로 전환할 때”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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