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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6·4 지방선거, 박심·안심 후보선정에 미친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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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경선이 막바지에 달하면서 이른바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과 안심(安心·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의중)이 후보 선정에 미친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심과 안심이 반영된 양당 경선 후보 가운데 당 내 주류의 물밑 지원에도 불구하고 신승을 거두거나 고배를 마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양당 주류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서울시장 경선을 제외한 새누리당 광역단체장 13곳(호남 3곳 제외)의 경선 결과 친박계 후보는 5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의 서병수, 인천의 유정복, 대전의 박성효, 충남의 정진석, 경북의 김관용 후보가 '진성 친박계'로 분류된다. 여기서 지난 대선을 함께 치르고 19대 국회에 들어온 이후의 '범친박계'로 범위를 확장해야 울산의 김기현과 대구의 권영진까지 7명으로, 친박계 후보는 겨우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 된다.

특히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이 지난 9일 안상수 전 시장과 맞붙은 새누리당 인천시장 경선에서 2배를 넘는 득표차로 압승을 거두기 전까지 당 주류의 면을 세워준 후보는 없었다. 서병수 전 의원이 부산 경선에서 친이계(친이명박계) 권철현 전 주일대사를 상대로 신승을 거둬 친박계의 자존심을 겨우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히려 당 내 주류의 집중 지원을 받은 친박계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비박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대표적인 곳이 경남과 강원, 대구로 경남은 친박계 박완수 전 창원시장이 비박계 홍준표 경남지사에 밀려 고배를 마셨고, 강원 역시 친박계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창수 전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이 여유있게 따돌렸다. 특히 친박계의 성지인 대구에서 범친박계인 권영진 전 의원이 친박계인 서상기·조원진 의원을 누르고 후보로 선출된 것이 이번 지방선거 최대 이변으로 꼽혔다.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나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도 대표적인 비박계이자 쇄신파다.

이에 따라 적극적인 '박심' 마케팅을 활용해 온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비박계인 정몽준 의원이 맞붙는 12일 서울시장 경선 결과에 따라 진짜 박심이 실린 후보는 누구인가를 두고 '박심 논란'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전남도지사 야권 후보로 구 민주당 출신의 이낙연 예비후보가 최종 낙점되고,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결국 고배를 마시면서 '안심(安心)'에 빨간등이 켜졌다. 전북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강봉균 예비후보가 떨어지고 논란의 중심에 선 광주시장 선거까지 새정치민주연합 윤장현 후보가 무소속 단일후보로 나서는 강운태 또는 이용섭 후보에게 패하면 향후 안철수 대표의 입지에 상당한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이낙연 예비후보는 주승용·이석형 예비후보를 제쳤다. 이른바 '안철수의 사람'이 탈락하는 첫 사례가 생긴 셈이다. 11일 열린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서도 김진표 예비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안 대표가 오랜기간 공들인 김상곤 예비후보가 물러났다.

오는 13일 시행되는 전북도지사 후보 경선도 강봉균 예비후보의 승패가 관심거리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은 전북도지사 경선 방식으로 강 예비후보가 주장하던 '여론조사 100%'를 채택했으나 착신전환 전화를 통한 조사 결과의 왜곡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되면서 '공론조사 100%'로 변경했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강봉균 예비후보는 송하진 예비후보에 뒤지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조직력까지 탄탄한 송하진 예비후보인 만큼 강 예비후보가 공론조사에서 송 예비후보를 앞설 수 있을진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해서까지 전략공천을 단행한 광주시장마저 무소속 단일후보에 뺏기면 이번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에서 안 대표측 인물은 한 명도 안남게 된다. 특히 강운태·이용섭 후보가 원칙적으로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장현 후보는 단일후보에 크게 밀리는 양상이다. 일각에선 이용섭 후보가 강운태 후보에게 의원직을 내놓고 자신이 광주시장 단일후보로 나서는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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