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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여야, 선거셈법 갈려… 세월호 국회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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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적 협력” 천명 불구 각론에서 힘겨루기 예고

여야 신임 원내대표가 첫 회동에서 5월 임시국회 소집에 쉽게 합의한 것은 세월호 참사로 정치권에 쏟아지는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때문이다. ‘일하는 국회’ 이미지를 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의기투합한 결과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방식 등 각론에서 신경전을 벌여 힘겨루기를 예고했다.

세계일보

◆與 “중복실시 반대” vs 野 “동시 실시해야”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11일 세월호 참사 대책 마련을 위한 초당적 협력이라는 대의에는 합의했지만 6·4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미묘한 시기 때문인지 시기와 방법 등 구체적인 사안에는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진상규명을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참사에 초당적으로 협력한다고 합의한 내용에 모든 것이 다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필요하면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 작업을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새누리당은 부정적이다. 이 원내대표는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조사, 청문회, 특검 등에 대해 “다 논의할 수 있지만 중복은 어렵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특히 특검 도입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6월19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상설특검법을 언급하며 ‘선 상설특검법 시행, 본회의 의결’의 두 가지 요건을 들어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박 원내대표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 발효 후 준비기간을 거쳐 이르면 6월 말쯤 실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검 도입 여부를 놓고 신경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국조 시기를 놓고도 여당의 ‘사태수습 후’와 야당의 5월안이 맞서고 있다.

정부의 KBS보도 독립성 침해 논란도 불거졌다. 박 원내대표는 김시곤 KBS보도국장이 사퇴하며 길환영 사장의 보도 독립성 침해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12일 의원총회 이전에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긴급 상임위 현안 질의를 요구하고 길 사장 사퇴를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李, “朴 소신 강하다” 朴,“李 현명·합리적”

두 원내대표는 회견에서 덕담을 주고받으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약속 시간보다 3분 정도 빨리 도착한 이 원내대표는 문 쪽에 앉으며 “일부러 예우해 드리느라 먼저 왔고 또 여기에 앉았다”고 했다. 또 회견 장소인 사랑재 건물 밖으로 나가 박 원내대표를 맞이했다. 이 원내대표는 먼저 “헌정사에 여성 원내대표는 처음”이라며 박 원내대표를 한껏 치켜 세웠다. “합리적인 성격에 소신 있는 인물이라 생각한다”는 평가도 곁들였다. 박 원내대표도 맞장구를 쳤다. 이 원내대표를 향해 “경륜도 많고 현명하며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분인 것 같다”고 찬사를 늘어놨다. 회견 마지막엔 박 원내대표가 “이 대표가 회색을 좋아한다고 해서 회색 옷을 입고 왔다”고 하자 이 원내대표는 “다음에 박 대표가 좋아하는 색으로 맞춰 입고 나오겠다”고 화답했다.

이우승·박세준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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