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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광주시민이 野후보 뽑아주는 기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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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도 물러가고 안철수도 철수하라. 시장은 광주시민들이 뽑는다." 8일 오전 광주역 중앙광장을 나서니 붉은 글씨가 쓰인 노란색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2일 밤 광주시장 후보로 윤장현 전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을 전략공천한 것에 반발하며 광주전남불교신도회가 내건 것이다.

이날 광주 양동시장에서 만난 박 모씨(68ㆍ동구)는 "광주시민을 무시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어디 중앙당이라고 마음대로 후보를 내놓느냐"며 "이런 식(전략공천)으로 계속하면 광주사람들 아무도 지지 안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택시기사 김 모씨(57)도 "민주화 성지 광주에서 민주적인 경선 절차도 안 거치고 일방적으로 후보를 결정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충장로에서 만난 회사원 임재원 씨(36ㆍ동구)는 "여러 후보를 놓고 됨됨이도 보고 정책도 확인할 수 있게 해줘야지 우리가 야당이면 다 투표해주는 기계냐"며 "무공천 입장 뒤집은 지 얼마나 됐다고 전략공천으로, 그것도 광주만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장 후보 전략공천에 대한 광주 민심은 싸늘했다. 특히 이러한 싸늘한 민심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겨냥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심지어 충분히 경쟁력 있었던 윤 후보가 전략공천으로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는 반응까지도 나왔다. 충장로에서 만난 정은희 씨(43ㆍ서구)는 "본인이 원했던 대로 경선을 통해 이겨서 나온 거라면 어느 누가 뭐라고 했겠느냐"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윤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텃밭인 광주에서 공천을 받았음에도 6ㆍ4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싸늘한 민심을 등에 업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용섭 의원과 강운태 현 시장의 후보 경쟁력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광주CBS노컷뉴스와 무등일보가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광주 성인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7%포인트, 응답률 25.5%), 윤 후보는 이 의원 또는 강 시장이 무소속 단일후보로 출마할 경우 오차범위 내에서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 후보와 강 시장 간 양자대결 시 지지도는 각각 32.5% 대 39.5%였다. 또 윤 후보와 이 의원 간 대결 시 31.9% 대 33.8%로 나타났다.

한편 광주지검 공안부는 9일 새정치민주연합 전남지사 이낙연 후보 측 관계자 2명에 대해 당비 대납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검찰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이 의원 측과 또 다른 경선 후보인 주승용 의원 측에 대해 지난달 23일 각각 고발ㆍ수사 의뢰를 접수해 사건을 수사 중이어서 새정치연합의 전남지사 경선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광주 =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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