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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8년 임기라 생각하고 출발…부채 절반 이상 줄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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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성한용 선임기자와 함께보는 6·4 선거]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


송영길 인천시장은 인천시장 재선에 도전하는 이유를 묻자 “인천시장 임기는 8년이라고 생각하고 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전 시장 출마 당시 인천은 전임 안상수 시장이 벌여 놓은 여러 사업이 많았고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었다”며 “(그동안) ‘설거지’하느라 시간을 보냈고 이제 막 정상궤도에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이제 ‘송영길’의 색깔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이야기다. 그는 “재선을 한다면 인천시의 부채도 반 이상으로 줄일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2017년 대선 도전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인천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송영길 약력
•1963년 전남 고흥 출생
•광주 대동고,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연세대 초대 직선 총학생회장
•택시노련 인천시지부 사무국장
•사법시험 합격
•변호사
•16 17 18대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사무총장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인천시장



-인천시장을 꼭 다시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는 인천시장 임기가 8년이라고 생각하고 출발했다. 시장 출마할 때 인천이 너무나 부채가 많고 벌여온 일들도 많았다. 아시안게임도 다음 임기 때 시작된다. 이번은 중간평가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과를 만들기에 너무나 시간이 부족하다. 특히 전임 시장 때 너무 많은 일들을 벌여 놓아서 설거지하느라 시간 보냈고 이제 막 정상궤도에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인천시민 입장에서 4년 동안 송영길이 많은 경험을 쌓게 해 숙련공을 만들어 놨는데, 교체하면 그동안 들인 교육비용과 견습비용이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이런 표현을 쓰고 싶다. 완전히 망한 가게를 인수해서 인테리어를 다시 하고 가게 열어 장사가 되려고 하는데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불공정하지 않나. 시민들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수도 인천’이라는 목표를 지난 4년 동안 얼마나 달성했다고 평가하나?

“기대 이상으로 많은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인천의 산업은 사이다 공장부터 목재·제분·제강·가구, 기계, 인천제철·대우자동차까지 변해왔지만 대부분 저부가가치 산업이 많았고 영세한 편이었다. 그래서 인천에 고부가가치 첨단사업을 만들어 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데 집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엘지(LG) 전기자동차 사업, 베엠베(BMW), 시스코 등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존경받는 기업 50위 가운데 8개 기업을 송도에 유치했다. 녹색기후기금(GCF)도 유치하면서 국제적 위상도 높였다.”

-광역단체장의 역할 가운데 일자리 만들기가 중요하다. 일자리 만들기 성과는?

“세가지 방향으로 추진했다. 첫번째는 민간 투자 유치를 통해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인천은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FDI)에서 서울·경기를 제치고 1위를 한 적도 있다. 제 임기 동안 외국인 직접투자 60억달러를 유치해 일자리 만드는 데 기여했다. 두번째, 취약계층 일자리를 위한 사회적 기업도 100개 이상 만들어 노인일자리를 창출했다. 마지막으로 벤처타운을 조성해 벤처기업 창업을 유도했다. 제 임기 동안 2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인천이 고용률 1등에 올랐다.”

외국인직접투자 60만달러 유치
사회적기업도 100개 이상 만들어
4년간 일자리 20만개 창출했다

전임이 벌인 사업 설거지하느라
이제 막 정상궤도 올라왔다 생각
‘4년 경험 숙련공’ 믿고 맡겨달라

유정복 안행부 장관 선거 차출이
세월호 대처 미숙 이유일 수도


-지난해 안전행정부의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에서 인천시가 9개 분야 중 지역개발, 사회복지, 보건위생, 중점과제 분야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매년 안전행정부 주관으로 전국 17개 광역단체에 대해서 평가한다. 전임 시장 때는 아주 바닥이었다. 조금씩 좋아지다가 작년에 ‘가’ 등급 4개를 받아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가 장관으로 있던 안전행정부가 주관하는 평가에서 인천시가 1등을 했다는 것은 이번 선거 때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자료라고 생각한다.”

-인천시의 부채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부채가 왜 늘어났는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지 설명해달라.

“지금 부채가 줄어들고 있다. 제 임기 중에 생긴 부채는 6.9% 정도 된다. 부채의 93.1%가 전임 시장 때 만들어진 부채와 이자, 사업과 관련된 것이다. 부채가 늘어난 것은 실질부채는 줄어들고 있는데 (전임 시장 때의) 분식회계가 숨어 있는 게 많아서 그렇다. 분식회계가 8000억원이 넘었고, 편법출자·돌려막기가 약 2조2000억원이 됐다. 이런 걸 합해서 계산하다 보니 부채가 13조라고 하는 것이다. 지금 부채를 줄여가고 있고 작년에 2600억원을 갚아서 3조원 이하로 줄였다. 앞으로 4년 더 하게 되면 반 이상으로 줄일 생각이다. 2013년 회계를 가결산해보니 처음으로 886억원의 흑자 결산을 했다. 흑자 내는 인천으로 바뀌었다.”

-진보정당과의 선거연대는 어떻게 생각하나?

“통합진보당과는 여러 논란이 있어 빠져 있지만 정의당과는 협력하고 있다. 인천이 지난 선거에서 성공적인 연대를 이뤄 정의당에서 기초단체장(남동·동구청장)을 배출한 바 있다. 이분들이 4년 동안 일 잘하셨다. 잘됐으면 좋겠다.”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을 어떻게 평가하나?

“점잖은 분이고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는 분이다. 절대 나올 의사가 없다고 했었는데 시장에 나왔다. 자기 내적인 동기가 아니라 외부에서 차출된 것 아닌가. 안타까운 건 지난 2월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 났을 때 시도지사·장관 연석회의에 참석했는데 부산시장과 제가 해난사고의 문제점을 지적했었다. 그런데 안전을 책임지고, 지방선거를 총괄하는 장관을 인천시장 후보로 차출했다. 세월호 참사의 대처가 미숙했던 이유 중의 하나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상수 전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이미 시장을 8년 동안 하셨는데 무슨 미련이 있는지 의아스럽다.”

-정치인 안철수 대표를 어떻게 평가하나?

“정치를 배워가고 계시니까 잘 정착하시면 좋겠다. 기존의 야당이 민주주의, 인권, 남북화해 분야에 강점 가지고 있으니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대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와 안철수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와 일자리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투명한 기업과 사회적 책임 다하는 기업인의 모습을 보였다. 안철수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이 취약했던 경제리더십 분야를 잘 보강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중장기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의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정권을 잡으려면 새정치연합이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민주주의, 인권, 남북관계를 치밀한 노력과 구체적 대안으로 갈고닦아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우리가 취약한 국가안보 문제와 경제성장 담론을 정확히 제시해야 한다. 또 국가안보 문제는 천안함 사건, 무인기 사건처럼 ‘북한의 소행이냐, 아니냐’의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무능한 국방을 집중공격하고 지적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경제성장 문제도 미래성장 동력을 제시해 국민들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 예를 들어, 얼마 전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와서 정상회담을 했는데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대통령이 말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공개적인 요구를 했어야한다. 야당 역할이 제대로 안되니까 국가가 전체적으로 왜소해 보이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을 잘 이끌고 있다고 생각하나?

“장단점이 있겠지만 가장 취약하게 느껴지는 게 장관들이 자기 영역을 찾지 못하는 문제다. 대통령 말만 잘 듣고, 받아쓰는 비서 같은 장관들만 꽉 차 있다. 이번 세월호 참사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런 장관들이) 전혀 책임지고 주도할 수 없다. 회의 가보면 자기 역할 하는 장관이 잘 안 보인다. 대부분 대통령만 바라보고 있다. 그건 소신 있는 장관들을 끝까지 두지 않는 대통령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현 정부에서는 잘못하더라도 대통령에게 충성하면 살아남는구나 사인을 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에게 충성하고 국민에게 제대로 서비스를 하는 장관이 돼야 하지 않나.”

-기회가 오면 2017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할 생각이 있나?

“그런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 우리 인천이 수도권의 3대 축으로 성장해 인천시장이 다른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인천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많은 후보군이 생겨 선의의 경쟁을 해야 미래의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김도성 피디 kdspd@hani.co.kr




인터뷰를 마치고

함께 일했던 노동자들 요즘도 시장에서 만나

송영길 시장은 1980년대 중반 인천 대우자동차 르망공장 건설현장 배관용접공이었다. 운수노보사에서 노동상담 활동을 했고,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인천시시부 초대 사무국장을 지냈다.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됐고 3선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그의 혈관에는 지금도 노동자의 피가 흐른다.

“인천에서 노동운동을 하다가 혼자 여기까지 왔다. 그때 만났던 택시기사, 버스기사들이 지금도 옆에 있다. 장갑공장, 가구공장을 다녔는데 그때 같이 일했던 노동자들을 요즘도 시장에서 많이 만난다. 그게 나를 버텨준 힘이다. 국회의원, 시장 그만두면 지금도 노동자로 살아갈 자신이 있다.”

정치인의 덕목을 설명하며 나온 답변이었다. 송 시장은 “정치인은 에너지원을 밑바닥, 시민과 서민, 역사 속에 두고 끊임없이 동력을 공급받아야 한다”며 “거기에 나는 책을 읽고 공부하고 전문가를 만나 동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시장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이 언제였을까? 눈을 껌벅이더니 이렇게 말했다.

“지하철공사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는데 아주머니들이 나를 불러 축하잔치를 한 적이 있다. 아주머니들이 눈물을 흘리며 좋아했다. 그때 보람을 느꼈다.”

성한용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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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전국동시지방선거 THE인터뷰] 송영길 인천광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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