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5 (토)

국방부 “무인기 발진·복귀지점 북한으로 확인”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한겨레] 장착 메모리에 담긴 비행계획 분석

파주·삼척선 제성능 발휘 못했고

백령도선 연료 부족해 추락 추정

경로상 핵심시설 정찰활동에 무게

군, 탐지·식별 방공망 재조정 계획


3월말과 4월초 파주, 백령도,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 3대는 비행경로 분석 결과 모두 북한에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국방부가 8일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 소형무인기 과학기술조사 결과’ 자료를 내어 이들 무인기 3대에 장착된 비행조종컴퓨터의 플래시 메모리에서 비행계획 파일을 추출해 분석한 결과 이런 사실이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3월 24일 파주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개성 북서쪽 5㎞ 지점이 발진 및 복귀지점으로 파주-고양-서울까지 왕복 133㎞를 비행하도록 설계됐다. 3월31일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해주 남동쪽 27㎞ 지점을 발진 및 복귀지점으로 소청도-대청도-백령도를 거쳐 423㎞를 날아가도록 제작됐다. 또 지난달 6일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강원도 평강을 거점으로 화천-춘천-사내-근남을 거쳐 150㎞를 비행하도록 고안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에 장착된 중국제 메모리는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해 관련기관을 통해 중국에서 회로 안내서 등을 입수해 분석했다”며 “조사에 참여한 한국(15명)과 미국(10명)의 전문가 모두 무인기의 발진·복귀지점이 북한 지역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파주와 삼척의 무인기는 사실상 같은 기종으로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파주 무인기는 비행계획의 고도 명령이 2.5㎞로 입력돼 있었다. 하지만 무인기가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실제 비행은 고도 2㎞로 날다가 점점 고도가 떨어져 북쪽으로 되돌아갈 때는 고도 1㎞까지 하강한 뒤 파주 봉일천 인근에서 추락했다. 군 당국자는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삼척 무인기는 비행계획 경로에서 남서쪽으로 150㎞ 떨어진 곳에서 추락한 채 발견돼 방향조정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추정됐다. 백령도 무인기는 비행자세 측정 센서나 조정 방식 등에서 이들 무인기보다 앞선 기종으로 분석됐다. 발사 13분 뒤부터 고도 1.7㎞를 유지했고 비행경로도 비행계획 명령에 따라 이뤄졌다. 군 당국자는 “연료가 0.4리터밖에 없었던 점에 비춰 연료 부족으로 추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무인기의 경로는 3대 모두 군사시설 등 민감한 지역의 상공을 지나가도록 설계됐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파주 무인기는 이들 지역을 통과하면서 7~9초 간격으로 사진 193장을 찍었고, 백령도 무인기는 18~20초 간격으로 119장 촬영했다. 삼척 무인기는 메모리칩 훼손으로 사진촬영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들 무인기가 중국제품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중국에 문의했는데 아직 답을 못받았다. 지금은 네티즌들이 찾아낸 중국제와 외형과 재원은 유사하다는 정도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들 무인기에 연료 그을음이 거의 안묻은 점에 대해 동호인들 사이에 의구심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배기구가 하늘로 나있고 날개도 앞쪽에 있어 그을음이 덜 묻는 구조이고 또 이들 무인기의 글로우 연료(메틸 알콜+윤활유 혼합)에 윤활유가 적게 사용돼 그을음이 덜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체 상태와 관련해선 “파주·삼척 무인기는 추락 직전 낙하산이 펴져 기체 손상이 별로 없고 백령도 무인기는 왼쪽 날개가 나무에 부딛혀 파손됐다”고 말했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무인기를 보낸 것은 주요 핵심시설의 영상 확보를 위한 정찰활동으로 본다”며 “소형 무인기 탐지·식별을 위한 방공망을 재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공식 SNS [통하니] [트위터] [미투데이] | 구독신청 [한겨레신문] [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